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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민참여가 지방자치의 핵심이다

 

과거처럼 공무원들이 주도적으로 시책을 수립하고 추진해나가는 방식으로는 시민들의 공감을 끌어내기 어렵다 참여시민들은 지역 공동체의식을 갖게 된다.

지방자치는 단순하게 행정제도로만 볼 것이 아니고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여겨야 한다. 그렇기에 비록 지방자치의 발전이 순탄치 않더라도 소중하게 여기며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를 이끌고 있는 단체장으로서 어려운 때일수록 시민참여를 통한 시민과의 공감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시민들의 행정 수요는 더욱 다양화·전문화되고 있으며, 사회참여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과거처럼 공무원들이 주도적으로 시책을 수립하고 추진해나가는 방식으로는 시민들의 공감을 끌어내기가 어렵다. 지자체 운영의 패러다임도 이런 사회변화에 맞춰 시민참여행정으로 전환돼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남양주시는 일찍이 시책 수립부터 추진까지의 모든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행정시스템을 만들어 왔다. 그 결과 시민은 물론 전문가, 기업인, 대학생들로 구성된 126개 워킹그룹이 분야별로 풍부한 아이디어를 시책에 반영하면서 공무원들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워킹그룹은 정기 모임도 하고 카페, 트위터 등의 온라인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이렇게 활발한 소통의 결과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에게 중고악기를 제공하고 음악을 가르치는 등 많은 시민이 지원하는 드림키즈 오케스트라가 지역에 웃음꽃을 피우고 있고, 각종 규제로 개발이 힘들었던 마을이 연꽃 체험마을로 변모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예전 같으면 공무원 위주로 추진될 시책들이 시민의 아이디어와 실천으로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시민의 손으로 직접 수립해 추진한 시장 취임식, 읍·면·동 방문인사회, 한강걷기대회, 점프벼룩시장 등이 그것이다.

시민참여행정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참여시민들은 지역 공동체의식을 갖게 된다. 계획 수립과 추진에 참여함으로써 행정을 이해하게 돼 시정신뢰로 이어진다. 또 참여를 통해 전문가로 성장하고 그 능력을 지역에 환원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시민들 간 또는 시민과 기관 간에 공감대가 형성된다.

물론 이런 것들이 단기간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시민들이 행동하는 참여자로 변화하고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는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게 된다. 행정학자 오스트롬은 “사회적 딜레마를 풀어가는 재능은 천부적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노력하고 교육받아 습득하는 것”이라고 했다. 시민참여 효과는 전통 발효음식과 같아 숙성기간을 거쳐야만 제대로 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시민참여행정을 이미 시정에 접목한 남양주시는 그 실효를 거두고 있다. 지난 8월에 50개국 4천여 선수가 참여한 세계태권도한마당이 열렸고, 10월에는 76개국에서 참여한 아시아 최초의 세계유기농대회가 열렸다. 시민참여에 힘입어 올해 대규모 세계대회를 두 건이나 잘 치룰 수 있었다. 2013년에 열릴 국제슬로푸드대회를 남양주시에 유치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시민참여의 힘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시민들의 행정수요가 증가해 자치단체들이 행·재정적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인적·물적 자원 유입이 절실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남양주시에서는 민간자본 250억원을 들여와 숲속의 집, 아토피치유센터 등 휴양림을 정비하고, 역시 민자 137억원으로 노인복지관 두 곳을 신축해 기부받기로 했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제도의 장벽과 자원의 한계를 넘으려는 공무원들의 열정을 모으고, 시민들의 지혜와 재능을 결집시킬 수만 있다면 그 어떤 한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저소득층 아이들로 구성된 드림키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다소 서툴고 어색한 아이들의 연주이지만 우리가 감동하고 응원을 보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단순한 악기 소리가 아니라 그 속에서 우러나는 시민들의 아름다운 하모니, 바로 ‘공감의 힘’을 듣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 본다.

/이석우 남양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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