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정을 지낸 청담 스님의 딸이자 성철 스님의 첫 비구니(여성스님) 제자로 ‘한국 불교 비구니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렸던 수원 봉녕사 승가대학장인 묘엄 스님이 지난 2일 오전 9시 15분경 세수80세(법랍 67년)로 입적했다.
15세에 출가해 성철 스님과 자운 스님 등 한국 불교 최고의 선지식들과의 인연아래 수학했던 묘엄 스님은 올바른 교육만이 한국불교 발전의 길이라는 신념으로 불교 교육에 평생을 바쳤다.
지난 1959년 동학사에서 최초의 비구니 강사로 학인 스님들을 가르치던 묘엄 스님은 1971년 수원 봉녕사에 정착, 1987년이후 봉녕사 승가대학장에 취임해 비구니 스님들의 교육에 전념했다.
2003년에는 전국비구니회 부회장으로 그동안 소외되었던 비구니 스님들의 권익옹호에 나서 종단내 비구니 스님들의 역할을 세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고, 2007년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법전 스님으로부터 종단 사상 처음으로 비구니 스님의 최고 지위인 ‘명사’를 품서받았다.
지혜행 봉녕사 신도회장은 “묘엄 스님은 출가 이후 70년 가까운 시간을 오직 한국불교의 중흥과 올바른 교육체계 확립에만 앞장서셨다”면서 “늘상 스님들은 물론 신도들에게 올바른 교육과 수행을 알려주신 스님의 빈자리가 안타까울뿐”이라고 애도했다.
통도사 주지를 역임한 정우스님은 “묘엄스님은 가신게 아니라 우리 속에 살아계신 것”이라며 슬픔에 잠겨있는 제자들을 위로했다.
묘엄스님의 장례는 전국비구니회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과 다비식은 오는 6일 오전 11시 봉녕사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