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6 (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사설] 부자들 ‘기초수급자 허 씨’에게 배워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국민기초생활보장법)는 빈곤계층에 대해 국가가 생계, 주거, 교육, 의료 등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것으로 지난 2000년 10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국가로부터 생계지원을 받더라도 일할 능력이 있으며 자활관련 사업에 참여한다는 조건 아래 매달 생계비를 지급받도록 하고 있다. 수릅자 선정기준은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또는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자로서, 소득인정액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자’로 규정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사회의 극빈층이다.

권선구 평동에 사는 허모(63) 씨가 그런 사람이다. 기초생활수급자로 국가의 보호를 받고 살아가는 처지에 있는 그는 최근 놀라운 일을 했다.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평동 주민센터에 성금 100만원을 기탁한 것이다. 그 100만원은 먹고 싶은 것도 제대로 못 먹으며 생계비를 아끼고 폐지 수집을 하며 모은 돈이다. 더구나 허 씨는 현재 희귀병인 중증 근무력증을 앓고 있는 처지다. 이런 귀중한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 놓은 것이다. 이에 감명 받은 평동 주민 김갑선 씨도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150만원을 기탁했다. 감동이다. 허 씨의 기부는 부자들의 연말 생색내기용 기부와는 다르다.

허 씨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자기보다 더 불우한 이웃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이런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반면에 ‘아흔 아홉 섬지기 땅부자가 가난한 사람의 한마지기 땅을 빼앗으려고 한다’는 옛말처럼 우리나라 가진 자들은 나눔에 익숙하지 않다. 그동안 가진 자들의 반대로 불발됐던 ‘부자증세’ 세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본회의 마지막날 전격적으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비판의 소리가 높다. 애초 취지와 달리 과세 대상이 크게 축소돼 정치적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조차 국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은 못 주면서 일시적으로 기분만 좋게 해주는 안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무늬만 버핏세’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3억원 초과 소득자는 전체 소득자의 0.17%, 그 중 근로소득자는 전체의 0.08%로서 ‘1% 증세’라는 버핏세의 취지에 맞지 않고 실효성도 없다는 것이다. 지하경제를 찾아내 세원을 넓히고 근로소득이 아닌 불로소득에 과세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쨌거나 아쉽긴 하지만 이번 부자 증세가 조세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