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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발효 앞둔 한미FTA, 지금부터 중요한 것들

 

한·미 FTA 발효가 눈앞에 다가왔다. 한·미 양국의 이행 점검 협의도 1월 말이나 늦어도 2월 초면 끝날 것으로 보여 3월 1일쯤 역사적인 한·미 FTA가 발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한·미 FTA만큼 우리 사회에 큰 파장과 논란을 초래한 FTA도 없었다. 그만큼 미국과의 FTA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다양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한·미 FTA를 찬성하건 또는 반대하건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해 선진국으로서 당당히 서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따라서 발효를 앞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미 FTA를 잘 활용하는 길을 찾는 일이다.

우리 기업들은 새롭게 펼쳐질 무역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치열한 전략을 짜고 있을 것이다.

미국 시장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략해 수출을 늘릴 것인지, 기술력과 서비스로 무장한 미국 기업과 어떻게 경쟁해 우리 시장을 지켜낼 것인지, 미국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해법 모색이다.

농축수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저렴한 미국산 수입 농축수산물과 어떻게 차별화해 우리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인지, 역으로 이 기회에 K-POP으로 대변되는 한류를 활용해 우리 농축수산식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인지 등에 대한 적극적인 모색이다. 한편으로는 피해를 줄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골몰해야 한다.

이러한 방안을 찾는 데는 정부보다 기업이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역전의 발판을 만들고 성공 신화를 탄생시킨 것은 바로 우리 기업들의 도전 정신과 불굴의 의지였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거시적인 안목에서 기업들이 활동하기 편한 공정 경쟁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바로 한·미 FTA는 이러한 점에서 정부에게 성숙하고 지혜로운 정책적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먼저 공정한 경쟁 규칙을 만들고 이것이 잘 지켜지는지 점검하는 일이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지는 않는지, 만일 받는다면 이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기업의 요구를 듣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 특히 시장 개척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과의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현장 목소리를 수시로 들어야 한다.

둘째는 미국 기업과의 우리 시장 경쟁에서 혹시 국내 기업이 역차별을 받는 것은 없는지 각종 인허가와 규제를 잘 점검해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로 우리 기업이 외국 기업과 경쟁하는 데 방해가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개선해야 할 일이다.

피해가 우려되는 농축수산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당장 소득이 감소한 농가에 대한 피해 보전은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농가 자신이지만 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정부 몫이다.

예를 들어 원산지 표시만 철저히 해도 수입 농축수산식품과 차별화가 이루어지며 국민들의 우리 농식품 선택이 쉬워진다.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게 공정한 경쟁 규칙과 환경이 만들어지면 그 다음엔 우리 기업들과 농가들이 열심히 경쟁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다. 응원도 다른 것이 아니다. 기업, 농가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는 일이다. 기업이 신바람 나서 경쟁에 몰입하고, 농가가 고품질 농식품 생산에 몰두하게 하는 것이 정부 역할의 핵심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퇴출되는 기업이나 농가에 대한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