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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온 지 100년을 훌쩍 넘어섰다. 초기 기독교의 전파당시 국내 입국한 선교사들을 서양의 선진문물을 도입하는 통로였다. 또 그들을 통해 한국의 근대화를 담당한 인재들이 양성됐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한국 기독교는 수많은 종교적 박해와 어려움 속에 세계 기독교사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부흥을 이루었다.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국사회와 기독교는 알게 모르게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그 가운데 기독교 용어가 녹아들어 일반화된 경우도 수없이 많다. ‘오물 세례를 받았다’, ‘박수 세례를 받았다’ 등에 사용되는 ‘세례’는 신앙적 결단을 통해 신자가 됐음을 확인하는 종교행위다. ‘000 국회의원은 4대강 전도사’라고 할 때 전도사는 알다시피 목사가 되기 전, 과정으로 기독교 전파에 나선 사람을 의미한다. 약하거나 소수인 쪽이 강하거나 다수인 쪽에 의외의 승리를 거두었을때 표현되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는 표현에도 성경속 인물이 들어있다. 또 ‘솔로몬의 지혜’와 ‘노아의 방주’는 역시 종교성과 상관없이 한국사회 회자되는 표현이다. 특히 ‘천국과 지옥’이라는 2분법적 가치관은 무속의식이 강한 한국사회에 엄청난 파괴력을 행사중이다. 여기에 악(惡)의 소굴인 ‘소돔과 고모라’, 수입의 10분의 1을 떼는 ‘십일조’, 신념을 위해 목숨을 건 ‘순교자’, 불가능한 일을 가르키는 ‘부자가 바늘귀로 들어기’ 등도 모두 기독교적 표현이다.

요즘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조직을 위해 십자가를 지다’라는 말은 기독교 교리의 핵심인 십자가 사상을 품고 있어 한국사회에 끼친 기독교의 영향력을 가늠케 한다. 특히 ‘000 선수가 부활했다’고 할 때 부활(復活)은 기독교 교리의 중심인 예수가 죽음에서 다시 살아난 초자연적 현상임에 분명하다.

마침 오는 8일은 기독교계가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이다. 알려진대로 국내에는 세계 1, 2위를 다투는 대형교회가 기득권을 향유중이고, 세계 50대 대형교회 가운데 한국교회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고 한다. 또한 통계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국민중 3분의 1 가량이 기독교인으로 집계된다. 이같은 사실을 미뤄보면 한국을 기독교국가로 분류해도 크게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기독교가 한국사회에서 존경받지 못하는 종교가 됐다는 불편한 진실이다. 이제 한국 기독교는 왜곡된 신앙과 교계내부의 부정부패, 그리고 사회적 순기능 상실 등에서 철저히 죽어야 한다. 그래야 찬란한 새벽과 함께 부활할 수 있다.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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