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피를 말리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애쓴 후보들과 선거 관계자, 특히 피를 말렸을 가족들, 고생 많았다. 그리고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낙선자에게는 위로를 보낸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그래서 모든 국민들은 선거가 축제가 되길 바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번 선거는 여야 후보 간 폭로와 비방이 난무했다. 흑색선전도 등장했다. 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들춰내 언론에 공개하고 인터넷이나 트위터를 이용해 무차별 확산시켰다. 물론 사실로 밝혀질 사항도 있고 터무니없는 거짓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선거가 끝나면 그만’이라는 일부 후보들의 생각은 이제 바꿔야 한다. 아니, 이를 방지할 강력한 법규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오로지 당선만을 위해 상대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을 남발한 후보는 선거가 끝난 뒤라도 거짓말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왜냐하면 이는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함으로써 참여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국민들을 동과 서, 젊은이와 노인으로 분열시키려는 비열한 작태도 이젠 뿌리 뽑아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영·호남 분열 책동,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는 청년과 노인의 갈등조성은 국가를 분열시키는 행위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은 정책선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근래에 보기 힘든 최악의 혼탁 선거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간인 불법 사찰’,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동영상 공개, 새누리당 부산 사하갑 문대성 후보의 논문표절 논란, 새누리당 김형태 후보 제수씨 성폭행 논란 등 폭로전 양상으로 변질됐다. 수원에서도 신장용 후보의 유흥주점 운영설, 배은희 후보의 자녀 이중국적설 등 선거 막판에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져 유권자들을 짜증나게 했다. 국민들의 정치 혐오감을 부추겼다. 그리고 상대편에게 평생 치유되기 힘든 상처만 남겼다.
폭로와 비방에는 여야의 구분이 없었다. 한쪽에서 호재를 만났다고 공격을 하면 상대방은 곧바로 다른 폭로로 응수했다. 이런 네거티브 공세는 본격 유세가 시작된 후 단 하루도 쉬지 않았다. 보수-진보라고 해서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이전투구’라는 표현이 이처럼 어울릴까? 우리나라의 각 부분은 많은 발전을 하고 있지만 정치만큼은 자유당 시절이나 지금이나 바뀐 게 없다. 이런 상황이라면 오는 12월에 실시될 대통령 선거가 걱정이다. 제발 정치권은 각성하길 바란다. 국민들도 비방?폭로를 통해 당선되려는 자를 단호히 배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