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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걱정스런 종교

서울중앙지법 박관근 부장판사가 흥미로운 판결을 내놨다. 이명박 대통령이 출석해 MB정권 권력의 산실로 불리던 소망교회의 폭력사건 재판에서다.

기소된 최모 목사와 조모 목사 등은 지난해 1월 식사중인 소망교회 담임 목사를 폭행해 전치 4주의 중상을 입혔다. 자신들의 대우 등 금전적 문제가 발단이었던 이 사건으로 한국의 초대형 교회의 당회장인 김 목사는 얼굴에 입은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낸 채 설교를 해야 했다.

박 부장판사는 폭행목사 2명에게 다시금 목회를 할 수 있도록 가벼운 판결을 내리며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저희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해 목사들을 부끄럽게 했다.

불교계는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드러난 조계종 승려들의 거액 도박사건으로 불교도들을 포함한 여론의 거센 비판에 흔들리고 있다. 공개된 비디오에는 승복을 입은 사람들이 둘러앉아 포커판을 벌이고 술을 마시는가 하면 또 다른 승려는 담배를 꼬나문 모습이 담겼다. 워낙 충격적인 장면을 여과없이 모두가 목격한데다 고발측의 자료가 탄탄해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조계종은 총무원 간부 6명이 일괄사퇴하고 종단 최고어른인 종정까지 나서 “100일간 108배로 참회하겠다”로 사과했지만 여론은 더욱 들끓고 있다. 가톨릭 역시 세계적으로 터져 나오는 사제들의 성적 추문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에 드러난 추문들은 우리나라 대표적 종교들이 안고 있는 문제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종교를 가리지 않고 지도자들의 성추문이 꼬리를 물고 있으며 가장 깨끗해야 할 종교인들의 치부와 세습은 세속인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래서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라고 한다. 무엇보다 종교가 물질만능의 세속적 가치에 함몰돼 본래 책무인 현대인에 대한 ‘구원 사역’을 감당치 못하고 있다. 오히려 세속적 가치가 종교계 내부를 지배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형편이다. 여기에 한국 종교계의 뿌리 깊은 기복신앙을 이용하는 지도자들의 자질도 문제다. 공부안하고 좋은 대학가고, 일은 안하고 돈을 벌기 위해 교회, 절, 성당을 찾아 열심히 기도로 때우라고 호도한다. 특히 헌금과 시주를 많이 하면 복 받는 길이 열리는 듯 강요하는 종교지도자들의 세속적 욕심이 종교를 병들게 하고 있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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