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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치인의 고민

 

흔히 인생의 축소판으로 비유되는 마라톤에서는 기록이 우수하다고 해서 혹은 심폐기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서 항상 완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2.195㎞라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완주할 것이라고 강하게 믿는 사람이야말로 완주할 수 있고 진정한 의미의 승자이다.

마라톤은 기록경기 이기에 2시간 19분대를 주파해야 우수한 선수가 된다. 그러나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는 것은 누가 빨리 선착했느냐보다는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완주한 경력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그리고 마라톤 경주에는 우승과는 상관없이 42.195㎞를 달리는 도중 반드시 ‘페이스메이커’ 들이 있다. 페이스메이커란 순위와는 상관없이 일정한 거리를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선두를 이끌어 주는 A급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올리게 하거나 최고선수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도록 주법이나 체력안배 등을 지도하고, 또 오르막길 같은 난코스에서 힘이 빠졌을 때 호각을 불거나 소리를 쳐서 기운을 북돋아 주는 선수들을 말한다.

우리가 잘 아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황영조 선수도 페이스메이커로 출발하여 올림픽 월계관의 주인공이 되었고, 또 황영조 선수가 금메달을 딸 때도 역시 김완기 선수 같은 페이스메이커들이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페이스메이커들이 있는 줄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더 고독한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있기에 경주가 살아있고 1등이 빛나게 된다. 그들은 우승과는 상관이 없다. 다만 페이스메이커로 기록단축을 위해 마라토너를 돕는 역할만 하면 된다. 그래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한 사람이 마라톤을 완주하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많은 도움의 손길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훈련할 때 도와주는 코치가 있고, 기록단축과 완주할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 달리며 이끌어 주는 무명선수들이 있다. 이 모든 사람들을 페이스메이커라고 할 수 있는데, 이들은 화려한 각광을 받는 것도 아니고 빛나는 존재도 아니다. 우리는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며, 견딜 수 없는 고통의 때도 있다. 인간의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나 간장이 터질듯한 고통의 상황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 달리고 싶지 않은 유혹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우리는 우리의 곁에서 함께 뛰어주고 격려하며 도와주는 페이스메이커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을 맡았던 히딩크 감독은 “축구는 실패투성이의 게임이다. 수많은 드리볼과 패스를 하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결국 한 두 골로 승부를 결정짓는다” 고 했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타자가 10번 타석에 나와서 3번만 잘 쳐도 특급선수로 뛰어난 선수 대접을 받는다.

그런데도 정치인에게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려 한다. 1년 365일 하는 의정활동도 매일 홈런을 치라고 요구한다. 행정도 잘하고, 인간관계도 완벽하고, 하다못해 어느 지역이 개발되어 떼부자가 될지도 알려 달라고 한다. 그래서 정치는 하면 할수록 고민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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