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사람이 있고, 모임이 피곤하기만 한 사람이 있다. 같은 땀을 흘려도 어떤 사람은 개운하고, 어떤 사람은 기운이 빠진다.

이렇듯 마음과 몸이 각각 다르므로 생기는 병도 다르고 치료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 체질 의학이자 맞춤 의학인 사상의학이다. 출발은 타고난 각자의 마음으로부터이다. 마음에 따라 기운이 움직이고, 기운에 의해 몸의 상태와 형태가 결정돼 몸의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이 생긴다. 몸의 강약에 따라 병이 생기고 거기에 따른 각각의 치료가 정해지는 것이다. 지난번 글(본보 3월 15일자 12면)에서는 주로 ‘4가지 서로 다른 마음’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에는 ‘4가지 마음에서 몸으로’에 대해 다루겠다.

신중하고 과묵한 편으로 일할 때 인내심 있게 꾸준히 노력하며, 산을 오를 때 갓길 등 여기저기 살피며 만약을 대비해 모든 자료를 수집하며, 산에서 내려올 때는 주로 반대 방향의 길로 내려가며 새로운 경험을 하려는 폭을 추구하는 마음(↔)이 있는 태음인(太陰人)은 모든 것을 자기 것으로 쌓아두려고 한다. 자꾸 쌓아두려는 기운으로 골격이 굵고 다부지며 허리와 옆구리가 발달했으며 느리고 무게감이 있는 몸통이 발달한 체형이 된다.(□)

온순하고 침착하게 일을 하며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간섭받기 싫어하며, 산행에서 자신과 가까운 주위를 찬찬히 살피며 자신의 계획대로 가고 있는지 확인하며 오르고, 자신이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는 깊이를 추구하는 마음(↓)이 있는 소음인(少陰人)은 골격이 적고 약간 수척한 편이며 기운이 아래로 쳐져서 엉덩이 쪽이 발달한 편이며 상체가 빈약하다.(△)

매사에 활동적이고 남의 일에 희생적이고 다정다감하며 인정이 많아 산행에서 동행자와 떠들며 빠른 속도로 정상을 향해 오르고, 내려가는 것 자체를 무척 싫어하며 속도를 추구하는 마음(↗)이 있는 소양인(少陽人)은 기운이 위쪽으로 상승해 가슴이 발달하고 균형이 잡혀있으며 하체는 약간 빈약하게 보인다.(▽)

과단성, 진취성이 강하고 적극적이며 행동에 거침이 없고 창의력이 뛰어나서 산행에서 맞는 길이라 생각하면 새로운 길이라도 기꺼이 오르는 높이를 추구하는 마음(↑)이 있는 태양인(太陽人)은 소양인보다 기운이 더 위쪽으로 올라가 머리와 목이 발달해 목덜미가 굵지만, 하체가 빈약하다.(∇)

폭을 추구해 쌓아두려고만 하는 태음인은 대사가 떨어져 비만이 오기 쉽고 더불어 호흡기가 약하기 쉽다. 평소에 조깅과 같은 유산소운동을 통해 땀을 내서 대사를 늘리고 폐활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좋다. 기력이 떨어지는 소음인은 체력이 약하고 에너지를 생성하는 소화기가 약하기 쉽다. 하지만 골골백년이라고 자신의 몸이 강하지 않음을 알고 평소에 몸 관리를 잘하므로 오히려 큰 병 없이 오래 산다. 너무 땀을 내지 말고 가벼운 운동이나 요가 등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특히 식후에 소화를 돕도록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속도를 추구하는 소양인은 급한 마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신경성 질환을 앓기 쉽다. 역류성 식도염이나 신경성 위염, 더 심하면 스트레스에 의한 당뇨 등을 조심하고, 낚시와 같이 잔잔한 물을 보며 마음을 평온히 가라앉히는 것을 즐기는 것이 좋다. 높이를 추구하는 태양인은 몸의 아래쪽인 다리에 힘이 없기 쉽다. 평소 하체 운동을 충실히 하는 것이 좋다.

각자 타고난 마음과 몸이 다르므로 자신에게 맞는 건강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나에 관해 관심을 두고 나를 아끼며 이것저것 시도해서 내 몸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 무엇을 하는 것이 내게 최적인지를 찾는 현명함이 필요하겠다.(정확한 체질 진단은 전문 한의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