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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1위 삼성의 두 얼굴

최고를 지향하는 삼성전자의 2가지 소식이 삼성이 가진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가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14년 만에 1위에 올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이미 내리막을 지나 추락단계에 접어든 ‘왕년의 챔피언’ 노키아를 꺾었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소비자 구매기준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8천660만대로 25.9%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나타냈다.

휴대폰을 구입하는 전 세계 인구 4명중 1명이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했다는 것으로 이는 기업의 자랑을 넘어 국민적 자긍심까지 갖게 한다. 또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동안 3천800만대를 팔아 애플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고 하니 “역시 삼성전자”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반면 삼성전자가 정부가 주관한 ‘월드 IT쇼’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부문의 국무총리상 수상을 사실상 거부해 구설을 자초한다는 소식도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 부문의 대상(大賞)을 놓고 경쟁사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다가 2위로 밀리자 출품을 철회하는 방식으로 수상을 거부했다고 한다.

정부가 주관하는 ‘월드 IT쇼’의 멀티미디어 기술대상은 올해 19년째를 맞아 권위와 연륜에서 국내 대표적 기술대상이다.

시상은 1위에 해당하는 대통령상부터 국무총리상, 방송통신위원장상으로 대별되는데 지난 4년 동안 삼성전자가 대통령상을 휩쓸었다. 그랬던 삼성전자가 아깝게 2위를 차지했다는 심사위원단의 통보를 받자 출품을 철회했다. 이는 늘 최고를 지향하고 1위가 아니면 용납을 못하는 삼성의 기업문화로 해석된다. 이해가 가는 면도 있다. 이러한 기업문화와 경쟁의식이 오늘의 삼성을 만들었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삼성의 1등 지상주의가 1등이 아니면 나머지 모두를 패자(loser)로 치부하는 사회현상과 맞닿아 있는 듯해 걱정이다. 국민의 사랑을 받고 젊은이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인 삼성이기에 2위를 달게 받아들이고 또다시 승자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어떠했을까. 한 번의 패배에 낙담한 청춘들에게 재기의 표상이 될 뿐 아니라 여타 1위를 달리고 있는 수많은 삼성의 훈장들이 더욱 빛나지 않았을까. 2위는 절망의 수치도 아니고 패배의 낙인도 아니다. 오히려 도전할 목표에 대한 의욕을 주는 자리일 수도 있다.

또 제일 높은 곳에서는 보이지 않는 왜곡된 조직문화와 편향된 시각을 바로잡아 진정한 ‘세계 1위’로 존경받는 기업이 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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