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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타악기와 접목 시도… ‘과유불급’

 

경기도립국악단이 매너리즘에 빠진걸까?

지난 22일 경기도문화의전당 행복한대극장에서 열린 도립국악단의 제 92회 정기연주회 ‘和Ⅳ-타악과 만나다’는 국악단이 지난 3월 신춘음악회에서 보여줬던 활력과 생기는 온 데 간 데 없이 밋밋하고 실망스러운 무대였다.

국악단은 이번 연주회에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타악기와 국악관현악을 접목시키기 위해 중국의 양금, 인도의 타블라 등 흔히 접하기 힘든 다른나라의 타악기와 협연하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타악기를 등장시켰다.

하지만 욕심이 너무 과했던 탓인지 첫 곡 ‘놀러나가세’부터 김이 빠지기 시작했다.

한곡에 너무 많은 타악기가 쓰여 각 악기가 갖고 있는 매력은 묻히고 오히려 멜로디를 이끌던 해금이나 가야금, 피리가 귀에 들어왔다. 한 연주자가 3~4가지의 악기를 다루다보니 눈도 어지러웠다.

양금협주곡 ‘황토정’에서 등장한 중국의 현타악기 ‘양금’은 소리가 너무 가늘고 약했으며, 중국음악 특유의 간들간들한 음색과 난해한 리듬은 객석을 연주로부터 분리시켰다.

장구협주곡 ‘별신굿 Sketch’에서 잠시 끌어올려졌던 분위기는, 이어진 마림바 협주곡 ‘Carnaval de Venice’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타악기 ‘마림바’의 예쁘기만한 음색은 길고 잔잔한 멜로디와 함께 관객의 지루함을 이끌어냈다.

마림바 협주곡이 연주될 때 몇몇 관객은 객석을 빠져나갔고, 어떤 이는 핸드폰을 켜 십여초간 잡음을 냈으며, 어린 관객들은 딴청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는 결국 연주 실수로도 이어졌다.

이날 공연에서 협주하는 타악기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관현악단과의 조화를 이끌어낸 건 마지막곡 타블라협주곡 ‘다마루의 영혼’뿐이었다.

여기에 서구적이고 현대적인 외모에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기상캐스터의 어설픈 사회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하고 어색했다.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고민과 사색없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타악과의 만남’은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객석을 연주회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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