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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송영길, 키신저 그리고 임나일본부

얼마전 송영길 인천시장은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으로부터 한 통의 서신을 받았다. 내용은 자신의 저서인 ‘중국이야기’에 실린 임나일본부설의 내용을 다시 확인해 개정판에서 수정을 고려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송 시장이 영문판 ‘중국이야기’를 구입해 읽던 중 왜곡된 한일 고대사의 대표적 학설인 ‘임나일본부설’이 여과 없이 실린 것을 발견, 수정을 요구하는 편지에 대한 답장이었다.

헨리 앨프리드 키신저(Henny Alfred Kissinger)가 누군가. 1970년대 미국 대통령 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을 10년 가까이 역임하면서 국제관계를 농단했다. 특히 냉전시대를 종식하는 미국과 중국간 외교라인을 열었고, 이후 베트남 평화조약을 이끌어내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미국행정부에서 실세중 실세였던 그는 은퇴 후에도 역대 미국정부의 외교정책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국제관계 전문가로 평가된다. 당연히 그가 우리나이 90살에 펴낸 ‘중국이야기’는 세계 각국의 리더들에게 관심의 대상으로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그런데 키신저는 자신의 저서에서 일본 사학자들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任那日本府說)’을 인용, 한반도 남반부에 설립된 임나일본부로부터 일본이 조공을 받았다는 잘못된 내용을 실었다.

임나일본부는 5세기 전후 한반도 가야지방에 왜(일본)가 세운 정부로 이 일대를 통치했다는 일본 사학자들의 주장이다. 그것도 세월이 지나면서 일본 사학계에서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학자들은 거의 없고 왜의 사신 혹은 임시 파견세력을 의미하는 쪽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같은 임나일본부설은 과거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한반도를 식민지 통치하면서 당위성을 주장하는 도구로 이용됐다.

특히 이를 묵인할 경우 세계 각국이 한국을 일본의 아류로 폄하해 국격(國格)에도 문제가 생기고, 독도문제나 해양에서 벌어지는 영토분쟁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따라서 송영길 인천시장의 ‘역사바로잡기’는 그의 철학과 의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신선하다.

사실 송 시장은 인천시의 최대현안인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느라 마음의 여유가 없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들을 찾아가 읍소하고 있으며 정부관계자라면 상하를 구별치 않고 고개를 숙여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전문서적에 가까운 영문서적을 읽으며 정부 관련부서조차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역사바로잡기에 나선 것은 칭찬할만 하다.

균형잡힌 뚜렷한 역사관은 국가지도자에게 필요충분조건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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