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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두의시선]학교폭력 근절과 ‘愚公移山’의 노력

 

노력이나 끈기와 관련된 고사성어 중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빼놓을 수는 없다. 이 말은 ‘어떤 큰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에게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김효정은 자신이 목표로 삼은 일들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동양 여성 최초로 세계 5대 사막 레이스 대회를 완주했다. 호주에서 열린 사막 레이스에 참가했을 때 김효정은 자신의 등 뒤에 매달린 가방이 무거워서 어깨가 내려앉을 것 같았다. 그녀는 앞서 걸어간 이들이 만들어 놓은 모레 위의 움푹 파여진 길을 따라 한 발 한 발 내딛었다. 사막의 태양은 이글이글 타올랐고, 사방에서 불어온 모래 바람이 콧속으로 들어왔다. 스카프로 입과 코를 칭칭 감았지만 모래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순위는 중요하지 않아. 완주가 중요해. 꼭 이 사막을 나 스스로 가로지르고 말 거야!’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도, 앞에서 멀어지는 사람도, 아무도 자신에게 말을 걸지 않는 고독한 경기였다. 밤에는 잠깐 눈을 붙이고 낮에는 걷고 또 걸었다. 그녀는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사막을 묵묵히 걸었다. 며칠 뒤, 그녀는 드디어 사막 레이스를 완주했다. 발톱이 빠지고, 발은 온통 시커멓게 피멍이 들어 있었다. 63시간 44분 27초, 그녀의 완주 기록이자 참가자 중 78등의 성적이었다. 그녀가 여태껏 사막 레이스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이었다. 김효정이 사막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연말에 학교 폭력에 시달리던 학생들이 연이어 자살하자, 경찰은 ‘학교 폭력 근절’을 최대 과제로 삼았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학교 폭력’은 워낙 뿌리 깊은 문제인지라 인위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경기 경찰은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지난 수개월 간 노력해 왔다. 당초에 경찰은 5월까지 학교 폭력 근절을 주요 과제로 삼고, 1차적인 예방도 중요하지만 보복 폭행에 대한 사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보았다. 학교 내의 불량서클 등을 조사해 1차적인 예방에 힘쓰는 한편 교육 관계자들과 학부모 및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보복 폭행에 빈틈없이 대처해 왔다. 그 결과, 학교 폭력 신고가 활성화됐고, 학교 폭력 사건 해결 건수가 크게 늘었다. 경기 경찰은 올해 들어 학교 폭력 신고 활성화를 위해 ‘안전 Dream’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한 결과, 지난 1월 89건에 불과했던 신고 건수가 2월 240건, 3월 354건, 4월 403건으로 급증했다. 또 도내 경찰서마다 학교 폭력 전담 수사팀을 편성하고 운영해 올해 초부터 지난 4월 말까지 374건의 학교 폭력 사건을 처리하고, 관련자 2천400여명을 검거하거나 선도했다. 경기 경찰은 또 학교 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등 2천600여명을 대상으로 범죄 가담 정도와 피해 유형 정도에 따른 ‘멘토-멘티’를 지정해 운영하고 일진, 팸 등 불량서클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주 1회 이상 상담을 벌였다. 그 결과 50여개 서클 480여명을 해체, 선도하는 실적을 거뒀다.

이처럼 경기 경찰은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김효정이 사막 레이스를 완주했던 것처럼 ‘학교 폭력 근절’이라는 레이스를 끝까지 완주할 계획이다. 당초에는 5월까지 학교 폭력 근절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더 남았다는 판단 하에 10월까지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경기 경찰은 앞으로 학교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학교 전담 경찰관을 현재 44명에서 101명으로 확대 배치하고, 매일 학교에서 범죄 예방 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경기 경찰청에 ‘117신고 센터’를 개설해 피해 학생과 학교 교사, 주변 친구 등이 보다 자연스럽게 학교 폭력을 신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특히 학교 폭력 전담 수사팀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상습적이고 고질적인 학교 폭력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하기로 했다. 경기 경찰이 ‘학교 폭력 근절’이라는 레이스를 끝까지 완주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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