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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통진당 혁신 방향 국민신뢰 얻으려면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요즘 나라를 송두리채 흔들어 놓는 양상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종북논쟁에 불을 붙이는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만천하에 알리고 통합진보당의 정체성을 여러곳에 심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종북발언에 애국가 논쟁은 그의 종북논쟁의 결정판이다. 그의 마음 속에 들어가보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의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적 수사에 나라 전체가 휘말리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통합진보당이 그간 금기로 여겼던 북한의 인권, 핵개발, 3대 세습에 대해 18일 마침내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 의원의 애국가 논쟁으로 인한 국민적 몰매를 피하기 위한 제스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당 혁신비대위 산하 새로나기 특위가 1이날 발표한 혁신안은 북한인권에 대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고, 북핵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3대 세습에 대해서도 “민주주의 원칙에서 당연히 비판되어야 한다”고 했지만 “북한 정권과 대화해야 할 정부와 정당이 이를 공격적으로 비판하는 데 앞장서는 것은 현명치 못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통진당이 비록 단서를 달긴 했지만 북 세습 등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혁신안은 구당권파의 이석기 의원이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고 말해 종북 논란이 다시 확산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종북보다 종미가 더 큰 문제’라는 발언에 이어 국민의 상식과 어긋나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통진당이 늦었지만 당의 노선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방향전환을 한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번 혁신안은 이달 말 선출되는 차기 지도부 경선에서 구 당권파 측이 다시 당권을 장악할 경우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통진당의 당 대표 선거에 나서는 신 당권파 측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이 경선에서 패할 경우엔 혁신안도 백지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 구당권파는 당 대표 선거를 통해 혁신안 중 일부는 뒤집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경선부정 의혹에다 패권주의적 행태, 종북주의 태도로 이미 위험성을 충분히 알린 구당권파를 지도부에서 솎아내지 않고서는 통진당 자체의 설 자리는 물론 진보진영 전체의 생존조차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진당 당원들은 당내에서 합리적인 목소리가 어떻게 자리 잡을지를 포함해 당의 진로를 국민이 주시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통진당이 새 지도부 선출을 계기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새로운 진보정치의 시대를 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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