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뛰어넘는 ‘야구계의 전설’ 베이브 루스(Babe Ruth)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2시즌을 뛰며 통산 71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1974년 행크 애런에 의해 깨졌지만 아직도 팬들의 기억 속 베이브루스는 홈런왕이고 쉽게 넘볼 수 없는 스타다. 하지만 그가 기록에 상관없이, 또 산만한 덩치와 관계없이 ‘베이브’라는 애칭으로 오늘날까지 팬들의 뇌리에 깊게 각인돼 있는 것은 그의 따뜻한 성품 탓이다. 그러한 인간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현역시절 그 유명한 에피소드인 ‘예고 홈런(Called Shot)’이다.
1932년 월드시리즈 3차전에 나선 루스는 5회 4:4인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팀 5만 팬들의 야유 속에 그는 야구배트를 들어 외야쪽 한 방향을 가르켰다. 그리고 마술과 같이 그 방향의 관중석에 공을 날려보내는 홈런으로 팀의 승리를 가져왔다. 바로 전날 어린이병원을 방문한 루스는 어린 환자들과 홈런을 치겠노라 약속을 했고 경기에서 약속을 지킨 것이다. 언론에 의해 과장됐다고 하지만 이러한 가슴 뭉클한 사연이 80년전 스타를 21세기에도 기억하게 한다.
K-Pop스타로 한류 전도사인 샤이니가 20일 소속사 사무실에서 미국출신의 흑인소녀 ‘도니 카 스탈링’을 만났다. 15살인 도니는 다섯 살 때부터 근육이 수축되는 불치병인 ‘샤르코마리투스’에 걸려 투병중이다. 휠체어 없이 움직이지 못하는 도니지만 K-Pop에 심취된 후 열렬한 팬이 됐다. 특히 한류스타인 샤이니를 좋아하는 도니는 “한국에 가서 샤이니를 만나는게 소원”이었는데 이날 꿈을 이룬 것이다. 도니를 만난 샤이니 멤버들은 도니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주고 춤까지 선사해 감동을 주었다. 샤이니가 선물한 곰인형, 음반, 화보 등을 손에 든 도니는 황홀한 하루를 보냈다. 도니는 이 만남을 통해 생명을 연장해야 할 의무를 부여받은듯 하다. 샤이니가 뉴욕공연을 할 경우 꼭 초대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스타들 가운데는 남몰래 선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독도지킴이인 가수 김장훈은 10년이상 부천의 고아원과 성남의 결식아동, 장애아동병원건립, 소외계층 무료 개안수술 등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또 김태희, 최수종, 배용준, 문근영, 김혜자, 장동건, 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스타들이 팬들과 아픔을 공유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김장훈이 부럽고, 샤이니가 부럽고, 깨어있는 스타들이 부럽다. 그들이 가진 명성과 부(富)가 아니라 나눌 수 있는 마음이 부럽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