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답을 내놨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키로 한 김 지사의 선택을 존중한다. 많은 고뇌와 자문자답을 거듭하고, 정치적 셈법까지 가다듬으면서 국민 여론에도 충분히 귀 기울여 내린 선택이라고 믿고 싶다. 이제 본인 스스로의 헌신과 역량을 모아 ‘김문수 마케팅’을 통해 ‘깜이 되는 김문수’라는 점을 입증하고 각인시켜야 한다.
이미 1등을 담보할 수 없는 ‘예정된 경기’에서 최선과 최상을 주문할 뿐이다. 그것이 ‘김문수의 선택’을 지켜보는 첫 번째 관전법이라고 하겠다.
잠깐 시계추를 돌려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또 한 명에게 시선을 돌려보자.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다. 그는 지난 6일 퇴임하면서 “절박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고자 퇴로를 끊고 배수진을 친 장수의 심정으로 거친 역사의 벌판으로 달려간다”고 했다. 이어 “시대를 전진시키려면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고, 저에게 부여된 시대적 소명이 아무리 고통스러운 것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목이다. 김문수에겐 없고 김두관에겐 있는 그것, 두 번째 관전법이다. 김문수에겐 ‘퇴로’가 있지만, 스스로를 던지는 ‘희생과 헌신’이 있었는지 자문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김문수의 시대적 소명’이 무엇인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사족을 더하자면, 김두관 전 지사는 중도 사퇴의 비판여론을 향해 “시대적 상황이 임기를 마칠 수 있는 행복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전후 사정을 뚝 잘라놓고 보더라도 출마 선언과 도지사직 사퇴 번복, 경선 참여에 이르기까지 김 지사는 해명에 더 바빴다. 등 떠밀린 모양새를 거듭했다. 이 때문에 명분도, 실리도 다 잃었다는 지적만 나온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본다. 물론 김문수는 김문수식 해법이 있고, 김두관은 김두관식 방법이 있겠지만 말이다.
이제 세 번째 관전법이다. 왜 뻔히 보이는데, 그 궁금증이다.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했다면 상황이 달라질까. 뾰족한 수단이 마땅치 않기는 대동소이하다. 해는 저물어가는데 흥행을 위한 불쏘시개이고, 2위 다툼을 겨냥한 차기 포석 외에는 셈법을 찾기 어렵다는게 지배적이다. 하지만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는 견해가 많다.
‘이회창 대세론’에 도전했던 ‘깜짝 놀랄만한 후보’ 이인제 전 지사,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일합’을 겨뤘던 정동영 의원. 여전히 ‘대권 잠룡’으로 불리우지만, 시대 흐름은 그들을 외면하고 있다. 그래서 김문수의 진짜 고민과 선택은 이제 시작이다. 때마침 12일 경기언론인클럽 주최로 초청강연회가 열린다. 그 답의 속내를 끄집어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