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팬들이 부러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돔야구장이다. 일본에는 도쿄돔을 포함해 6개 돔구장이 있다. 전천후 야구경기를 할 수 있는 돔구장은 야구팬들의 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 고척동에 돔야구장을 짓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돼 내년 말에 완공되는 고척동 돔야구장은 국내 최초의 돔야구장이다. 그런데 고척동 돔야구장이 ‘세금먹는 하마’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제대로 된 수익창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대규모 시 예산이 투입된 야구장이 매년 적자를 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수천억원을 들여 돔야구장만 지어놓는다 해도 수익이 창출되지 않으면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돔야구장은 서울 말고도 대구나 안산에서도 시도됐다. 대구시는 2009년 10월 포스코건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노후화된 현 북구 고성동 대구시민야구장을 대체할 돔구장을 민자로 짓기로 했지만 극심한 경기 부진 탓에 중단됐다. 안산시도 2010년 말 착공을 목표로 단원구 초지동 일대에 20만5천791㎡, 3만2천석 규모로 돔구장 건립을 추진해 왔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그런데 화성시가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동탄2신도시 공원부지 30여만㎡에 국내 최대인 3만5천석 규모의 돔구장을 건립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화성시는 화성 돔구장이 건설되면 국제대회 유치를 통한 도시브랜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듯 하다. 또 정부나 지자체의 모든 사업에 거론되는 ‘지역경제 활성’ ‘고용창출’ ‘시민통합’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이야기도 나오고,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등 국제대회도 유치할 수 있다는 무지갯빛 청사진도 보여준다.
동탄 돔구장에 필요한 예산은 4천억원이다. 화성시 재정 규모로는 엄청난 금액이다. 시는 100% 민자 유치부터 민간투자·홈구단·화성시 3자 분담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예산만 낭비하는 게 아니냐는 시민들의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야구인들의 반응도 회의적이다. 초·중·고등학교 야구팀 하나 없는 지역에서 무슨 돔 야구장인가 하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향남에 세워진 화성 종합경기타운이 매년 25억원씩 혈세를 쏟아 붓고 있는 대표적 예산낭비 시설로 비판 받고 있는 터에 돔야구장 역시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화성시는 현실을 좀 더 생각하고 신중한 결정을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