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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역사 바로세우기

‘라슬로 사타리’, 남성으로 나이 97세의 고령이다. 헝가리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발생한 유대인 학살에 가담한 혐의로 1943년 궐석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자 해외로 도망, 67년이나 숨어 살다가 붙잡혔다. 그는 전쟁당시 슬로바키아의 고위경찰로 1만5천700여명의 유대인을 아우슈비츠 등의 수용소로 보냈으며 유대인들을 고문하고 도망자는 사살한 혐의를 받고 있다. 100세에 가까운 자연연령으로 미루어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범죄에 대한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어 보인다.

헝가리 검찰에 사타리의 행적을 알린 것은 ‘시몬 비젠탈 센터(Simon Wiesenthal Center)’다. 대외적 업무는 유대인 학살 관련 자료 센터 정도로 표현되지만 실상은 전 세계에 흩어져 도망중인 나치 전범을 추적하는 ‘나치 사냥꾼’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료후 유대인 학살 범죄자를 추적하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시몬 비젠탈’의 이름에서 유래된 센터는 1977년 이스라엘 정부가 건립했는데 나치 범죄자들에게는 저승사자다.

알려진 대로 이스라엘정부는 유대인학살 범죄자에 대해 집요하고 치밀하며 지속적으로 단죄해 왔다. 심지어 외국에 숨어있는 범죄자를 체포하거나 살해하는 과정에서 외교적 마찰을 부르기도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그동안 이스라엘정부와 시몬 비젠탈센터가 60여년간 단죄한 나치 전범자는 1천명을 넘어섰고, 이 과정에서 범죄자의 나이나 병환, 가족관계 등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오히려 고령과 병환으로 사망설이 있는 범죄자의 경우, 시체라도 확인하겠다는게 의지를 다지고 있다.

프랑스도 2차 세계대전중 나치에 부역했던 범죄자에 대한 단죄에서는 이스라엘 못지않다. 1990년대 90대의 나이로 부역혐의를 받아 재판정에 섰던 ‘모리스 파퐁’은 89세의 나이였으나 50년전의 매국행위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프랑스정부는 나치청산에서 사회 리딩그룹에 대한 처벌을 더욱 엄정히 했다. 나치에 순종한 신문사와 신문사주 등에 대한 재판을 진행, 900여개 언론 가운데 649개를 폐간하거나 재산을 몰수했다. 특히 천재작가로 프랑스인의 사랑을 받은 ‘로비르 브라지야크’는 여론이 동정적이고 사면을 촉구하기까지 했지만 프랑스정부는 사형시키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반면 우리는 해방후 친일청산을 위한 ‘반민특위’가 무산되고 이제는 그 친일 후손들이 선조들의 재산을 되찾겠다는 소송을 벌이는 세상에 살고 있다. ‘역사 바로세우기’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미래로 가는 동력원이다. 사회지도자가 되겠다는 이들의 역사의식이 중요한 이유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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