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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진정한 분노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벌써 세 번째다. 기대를 모았던 박태환 선수가 런던올림픽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잘못된 판정으로 실격을 당했다가 이의신청으로 겨우 결선에 진출했다. 국민들 가운데는 박 선수가 그런 해프닝 없이 결선에 진출했으면 은메달이 아니라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많다.

두 번째는 남자유도 66㎏급에 출전한 조준호 선수가 이번에는 판정번복으로 피해를 입었다. 유도 종주국이라는 일본 선수와 8강전에서 맞선 조 선수는 팔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해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환호했다. 그런데 심판위원장이 3명의 심판을 불러모아 쑥덕이더니 잠시후 정반대의 판정이 내려져 조 선수가 패배했다.

세 번째 피해자는 여자펜싱 에페에 출전한 신아람 선수로 준결승전 길목에서 눈물을 흘렸다. 펜싱 규정에 따라 5:5 동점상황에서 연장전에 들어간 신 선수는 소위 연장전 무승부라도 이길 수 있는 ‘프리오리테(우선권)’을 갖고 있어 그대로 시간이 흘러버리면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계는 ‘1초’에서 멈췄다. 두 선수가 3번의 공방을 벌리는 동안에도 그 ‘1초’는 정지됐다가 상대방 선수가 득점하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무거운 초침을 옮겼다.

당연히 억울하고 화가 난다.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더라도 함께 공분하는 세계 언론매체나 외국인들도 많다. 그런데 기억할 것은 약소국은 언제나 판정에서 피해를 입었고 우리나라도 과거 태권도에서는 가해자였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오심(誤審)은 이번 올림픽뿐 아니라 계속되는 올림픽에서도 빈발할 것이고 피해자들은 인류보편적 진리인 ‘공정’의 이름으로 분노할 것도 분명하다.

그런데 인류의 보편적 진리인 평화와 우정을 다짐하는 올림픽이 열리는 와중에도 더욱 심각한 불공정에 울고 있는 소외자들이 있음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재 시리아에서는 독재정권을 지키려는 정부군에 의해 시민들이 살육을 당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휩쓸며 인류애를 실천하고 있음을 자랑하는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정의가 왜곡되고 있으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또 심판의 불공정 판정에는 목숨을 걸고 비난하는 이들이 아프리카 등에서 벌어지는 가난이라는 ‘생명이 걸린’ 불공정에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도 정신을 혼돈케 하는 스포츠, 스크린 등의 문화에 마비돼 불공정한 룰로 인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으나 중계되지 않는 현실로 인해 모두가 눈을 감는 것은 아닌가. 한때의 감정이 아닌 거룩하고 진정한 분노가 필요한 때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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