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6급 공무원들이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목민심서(牧民心書)에 비춰 지방행정의 문제점을 오늘의 시각으로 풀어낸 책 ‘대한민국 목민심서’를 출간했다.
저자는 수원시 정책기획과 장보웅 행정전략팀장, 토지정보과 지준만 토지관리팀장, 주택건축과 기우진 주택행정팀장 등 9명이다.
이들은 지난 2007년부터 ‘다산을 사랑하는 수원시 공무원 모임’을 만들어 목민심서를 함께 읽고 정기적으로 모여 토론하며 다산시대와 오늘을 꼼꼼히 비교했다.
또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 다산 생가와 유배지 등 유적지들을 답사했으며 때때로 전문가들을 초청해 목민심서가 전해주는 시대정신과 가치를 확인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과정을 거쳐 목민심서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행정실무지침서를 내기로 하고 일반행정(기획, 인사, 회계), 지적, 세무, 건설(토목), 건축, 녹지(임업), 복지(사회), 정보(통신) 등 8개 분야별로 나눠 글을 쓰기 시작해 380쪽 분량으로 펴냈다.
책에는 연말이면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하는 행위가 어떤 부서에서, 왜 반복하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개선책을 제시했다.
공직사회는 어떻게 조직돼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는지, 그과정에 어떤 문제들이 개입되고 있는지, 그속에서 겪는 공무원들의 고민과 애환은 무엇인지, 세세하게 밝혔다.
특히 공직사회에서 발생한 부패의 종류와 유형, 사례를 가감없이 까발려 부록으로 싣고,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언을 분야별로 나눠 게재했다.
장보웅 팀장은 “시시각각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공무원들이 그 과정과 결과를 남기지 않아 실패사례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목민심서를 바탕으로 지방행정 현장의 문제와 사례들을 모으고 토론하면서 쓴 행정실무지침서”라고 말했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해석서가 아닌 완전 현대판 ‘대한민국 목민심서’”라고 평가했고, 염태영 수원시장은 “21세기 공직자들의 현장 지침서”라고 했다.
집필에 참가한 공무원들은 책 판매수익을 전액 장학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