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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김선우"예술의 영혼이 담긴 도시 산타페이"

 

세계적 문화와 역사, 예술의 도시로 꼽히는 미국 뉴 멕시코주의 주도(州都) 해발 2천미터 고도의 산타페이시(市)를 지난달 7월 방문했다. 국내 유명 자동차 회사의 SUV자동차 이름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예술인이라면 한번쯤은 꼭 찾고 싶은 400년 역사를 가진 ‘영혼의 도시’라고 불리우는 예술의 도시이다.

팔리고 있는 미술품의 거래액수로 보면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세번째 미국의 3대 미술시장으로 꼽힌다는 산타페이. 도시 전체가 인디언 건축 양식의 하나로 화려하지 않고 소박함이 느껴지는 어도비(Adobe) 양식의 건축물로 가득 차 있어 마치도 우리네 토담집 황토빛을 연상케 한다. 역사가 짧은 초라한(?)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그나마도 자존심을 찾을 수 있는 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포크 아트 아켓(SANTA FE International Folk Art Market) 기간 중이라 볼거리도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전 세계 예술인들이 모여 시민의 80% 이상이 예술인이라는 신비한 비율을 가지고 있는 산타페이에서도 일방도로 양쪽에 가득 찬 갤러리에서 자연과 자유를 맘껏 누리며 예술인들이 창작활동을 한다는 캐년 로드(Canyon Road)를 찾았다. 산타페이에 있는 300여개의 갤러리 중에서 100여개의 갤러리가 몰려있는 곳으로 수많은 장르의 예술작품들이 전시돼 있는 갤러리는 예술인들이 작품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살림집이기도 하다.

새로운 작품들이 끝없이 창작되는 곳,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에 왜 전 세계의 예술인들은 열광하고 이곳에 머무르기를 주저하지 않을까? 이곳을 찾는 예술가 중에는 태양과 흙과 열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산타페이에 그대로 정착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술가들이 머무르고 싶은 치유의 도시이다. 있는 그대로를 보면 마치도 동화속 마을을 걷듯 조그마한 소품까지도 소홀하지 않고 정성이 듬뿍 담긴 예술품으로 다가온다. 길거리의 간판에서부터 건물, 좌판에서 볼 수 있는 수공품, 갤러리의 작품, 상가의 상품까지도 모든 게 독특한 작가의 손길로 느껴진다.

산타페이 시장과 부시장 그리고 담당공무원을 보며 ‘아! 이래서 산타페이가 전 세계 예술인들이 찾는 도시로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산타페이시에서 David Coss시장 내외분과의 첫 대면이 생각난다. 시장이 직접 운전하며 부인과 함께 화물차에서 내려 우리 일행을 맞이해 줬다. 작년에 한국에서 만난적이 있었기에 직접 나와서 환대해 줬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시의회 의원 중에서 부시장이 임명된다. 아마도 행정적 견제보다는 행정력을 함께 이끈다는 소통의 개념이 더 강조된 것은 아닐까.

포크 아트 마켓에 참여하는 각 나라의 예술인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자기나라의 팻말을 들고 퍼레이드를 하며 행사의 개막을 알리는 축제의 개막을 여는데 무대에 단상이 없을 뿐 아니라 시장이나 부시장 등 내빈에 대한 소개는 물론 무대에 올라가지도 않고 일반 시민들과 어울리며 예술인들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박수와 환호를 보낼 뿐이다. 또한 행사의 모든 진행이 자원봉사자들로 진행된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행사에 대한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특히나 자원봉사자들은 포크 아트 마켓에 참여하기 위해 지역, 거리를 불문하고 참여해 지역민 보다 외지인의 참여율이 더 높다는 것이다. 교통비나 숙식도 스스로 해결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더 감동적인 것은 산타페이시의 모든 행정력이 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특히 예술인을 중심으로 한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의 예술인들이 찾고 싶은 도시, 머무르며 작품활동을 하고 싶은 도시 산타페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것이 아니라 예술가 중심의 행정력과 자원봉사자 그리고 예술인 당사자들이 만들어낸 세계 최고의 예술도시로 탄생한 것이다. 역동적이고 영혼이 머무르는 도시 산타페이. 아직도 감동이 마음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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