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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현장]최영호"국민과 함께하는 지역경찰활동"

 

경찰의 키워드는 신뢰다. 신뢰는 규범만큼 강한 규제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차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국민의 기대를 벗어나는 행위는 억제할 수 있다. 경찰활동에 대해 국민의 신뢰와 공감을 받기에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부터 파출소장으로 근무하면서 국민과 경찰 내부 고객이 행복하지 못하면 결국 신뢰와 봉사정신에도 거리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사회는 자발적인 참여와 봉사를 통해 문제를 공동으로 극복해 나가는 협조지향적인 인식태도·가치판단을 기반으로 사회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 이것이 바로 자발적 참여와 봉사라 여긴다. 경찰헌장은 신뢰와 봉사주의적 가치관을 담고 있다. “우리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직 양심에 따라 법을 집행하는 공정한 경찰이다. 우리는 건전한 상식 위에 전문지식을 갈고 닦아 맡은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근면한 경찰이다. 우리는 화합과 단결 속에 항상 규율을 지키며, 검소하게 생활하는 깨끗한 경찰이다.”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에서 현대의 국민국가에 이르기까지가 그것이다. 앤더슨(Benedict Anderson)은 국민국가를 이미지로 마음에 그렸던 ‘상상의 정치공동체’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 속에 그러한 상상의 공동체가 생기고 또 전 세계로 확산됐다. 경찰은 지역공동체의 정신적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우리 파출소에 매일 한 번씩 찾아오시는 74세의 할머니가 계셨다. 그분은 젊은 시절 교직에 있다 은퇴 후 봉사활동을 꾸준히 했으나 고령으로 사회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을 슬퍼했다. 이 세상에 무엇인가 보탬이 되겠다면서 자신의 전 재산을 국가에 기부하고 지내는 독거 노인이셨다. 매일 파출소에 오셔서 30분 정도 구석에 앉아 직원들의 일하는 모습만 보아도 흐뭇하다고 하셨다. 따뜻한 차를 권해도 마다하시며 자신은 여기에 올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하셨다. 할머니의 가족은 경찰이 분명했다. 할머니 세상 떠날 때 묘지까지 순찰차가 함께했다.

구리경찰서 특수 시책은 지난해 8월부터 관내 전문 변호사를 초청, 지역주민들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민·형사나 가정문제 등으로 처지가 곤란하지만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어 법률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다. 도입 초기에는 파출소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자문을 꺼리던 주민들이 괜찮다는 호평이 입소문을 통해 퍼지면서 상담을 받고 싶어 하는 주민이 늘기 시작, 200여명의 주민들이 파출소 무료상담을 받았다. 적극적인 홍보활동 덕분에 주민들의 반응이 점점 더 좋아져 최근에는 상담 신청을 하려면 전화 또는 방문 예약해 순번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상담 받은 대부분의 지역주민들은 “법률상담 서비스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한 맞춤형 법률서비스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의 집에 황소바람이 들어가지 않을까. 가을 그리고 겨울이 오기 전에 지역경찰은 월동준비를 스케치한다. 경찰은 주민의 진정한 친구이고 싶다. 꼭 새로운 것이 아니더라도 이미 우리 생활 속에 있는 가치를 밝은 눈으로 발견해 나가는 것도 경찰의 몫이다. “사람이 진정 최선을 다 한다면 결코 신도 외면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생각하는 파출소는 오늘도 열정의 시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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