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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맛을 들이면 천장에서 흰공과 빨간공이 돌아다니고, 책장을 넘겨도 4각의 틀안에서 당구공이 보인다. 그렇기에 대학시절, 강의실을 마다하고 당구장에서 자장면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청춘도 많았으리라.

1980년 전후, 당구장은 굉장한 인기를 누렸다. 암울한 정치상황과 젊음을 달래줄 마땅한 놀이문화가 빈곤하던 때여서 당구는 청바지, 생맥주 등과 젊은이들의 문화가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당구장은 음습했다. 짙은 담배연기는 물론 취객들의 떠들썩한 소음, 그리고 내기당구로 인한 다툼이 그치질 않았다. 여기에 동네 왈패들이 포진한 당구장은 자칫 봉변을 당하기 십상인 곳으로 어른들은 당구장출입을 극히 말렸다. 그런 환경에 대한 거부감과 프로야구 등 새로운 놀이문화가 급속히 보급되면서 당구는 쇠퇴기를 겪었다.

요즘 당구의 인기가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 전국 주요도시의 오피스거리에는 당구장 간판이 빠지지 않고 눈에 띤다. 저녁식사와 간단한 음주 그리고 술을 깨기 위한 당구 한판은 샐러리맨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코스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전스포츠로 이미지가 개선됐다. 특히 방송사가 3쿠션 당구대회를 중심으로 TV중계에 까지 나서 인기 프로선수의 경우 팬클럽까지 등장했다.

이제 당구는 그저 돈을 쓰는 레저스포츠에서 나아가 직업이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에 따라 프로선수를 목표로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 어린선수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또 당구의 매력에 빠진 어린 여자선수들이 폭넓게 훈련을 받고 있어 조만간 남성들의 공간으로 여겼던 3쿠션부문에서도 ‘여성 프로선수’가 등장할 전망이다. 물론 현재도 포켓볼의 경우 김가영, 차유람 등 세계적인 스타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28일 인천에서는 역사적인 ‘제1회 인천시장배 3쿠션 전국오픈대회’가 열렸다. 우리나라 프로랭킹 50위권내 모든 선수를 포함, 전국에서 300여명의 선수가 참여해 초대 챔피언 자리를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무엇보다 태풍 볼라벤의 위협(?)에도 인천지역 당구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최고수들의 1구 1구에 탄성과 한숨을 교차하며 열기를 내뿜었다.

경기신문사와 인천시, 대한당구연맹, 인천당구연맹 등이 함께 준비한 이번 대회는 ‘짠물당구’의 고장, 인천의 당구열기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세계랭킹 2위인 김경률선수 등 ‘무림의 고수’들이 8강전에서 우수수 떨어져나가는 등 대회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이번 대회의 4강전과 결승전은 SBS-ESPN을 통해 녹화중계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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