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도심 곳곳에 설치한 전신주마다 어지럽게 연결돼 있는 수십개의 통신선과 전력선, TV케이블선 등이 미관 및 경관을 어지럽히는 등 흉물로 전락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잇따른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도로에 설치된 전신주들이 쓰러져 시민들에게 2차 피해를 주고 있지만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전신주 지중화 작업을 기피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20일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도로 및 사유지, 국유지, 농경지 등에 설치된 전신주는총 850만기로 이중 수원 4만기, 안양 2만5천기, 용인 7만기 등 경기남부지역에만 총 70만기의 전신주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한전은 이렇게 설치된 전신주에는 전력공급을 위한 전선을 비롯해 부가수입이 발생하는 각종 인터넷 통신사의 통신선 등을 설치해 사용중인 상태다.
이에 따라 도심 곳곳에 설치된 전신주에는 12가닥 이상의 전선과 통신선들이 마구잡이로 연결돼 마치 거미줄을 방불케 하는 실정으로 도심속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 전신주 지중화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수원 곡선사거리 일대는 시커먼 전선 수십여개가 곳곳에 연결돼 있어 신도시의 깨끗한 거리와는 비교조차 하기 힘들었다.
더욱이 최근 잇따라 발생한 태풍 볼라벤과 덴빈 등으로 도내에서만 270여기의 전신주가 기울어지거나 쓰러지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잇따르면서 지중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시민 이모(29)씨는 “수십여개의 전선들이 전신주마다 연결돼 있는 모습을 보면 언제 쓰러질 지 몰라 항상 불안하고 철탑 근처엔 가까이 다가가는 것도 무섭다”며 “지중화 사업이 끝난 신도시같은 경우 전신주가 없어 도시미관도 탁월하고 자연재해에 대한 두려움도 적다”고 말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현재 전신주 지중화 사업을 통해 편리하고 쾌적한 보행 환경 조성을 바라는 시민들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너무 많은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진행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지중화 사업을 통해 거리환경이 개선되고 태풍 등의 피해도 줄일수 있지만 투자비가 10배 이상 들어가는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 임대료 지급없이 무단으로 연결한 통신선의 철거와 함께 기울어지거나 과적 전시주에 대한 유지·보수 또한 실시중”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