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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오현규"솔베이그의 노래를 들으며 화해와 용서를"

 

솔베이그의 노래는 사랑하는 남자 ‘페르킨트’가 환상을 찾아 고민과 방랑생활을 하면서 다니는 동안 솔베이그가 그가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부르는 곡으로, 그에 대한 그리움과 세월이 흘러도 언젠가는 그가 돌아올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페르킨트가 지친 몸을 이끌고 태어난 고향을 찾아 갔을 때, 그곳에는 변함없이 그를 기다리는 사람은 ‘솔베이그’ 뿐이였다. 페르킨트는 그곳에서 솔베이그의 따뜻한 가슴에 파묻혀 그녀의 슬픈 자장가를 들으며 영원히 잠든다. 여자의 모성애 같은 사랑이 없었다면 구원되질 못할 사람이였다.

이 노래는 노르웨이의 국민학파 음악가인 ‘에드바르드 그리그’가 노르웨이의 문호 입센의 희곡을 작곡한 모음곡 페르퀸트 제4곡에 나오는 명곡으로 하아프 반주로 연주된다. 기다림의 숭고한 인간의 사랑이 깊은 내공으로 잠재워 있는 이달에 추천할 수 있는 곡이다. 고뇌와 낭만이 함께하며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 기다려지는 9월 마지막 주일! 민족의 대 명절 추석이 땀 흘려 가꾼 열매를 거두는 추수의 풍요로움이 우리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준다.

사람의 情이 그리워지는 계절

만추의 계절이 되면 떠났던 사람들이 왠지 돌아올 것 같은 정(情)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사람의 정(情)을 찾아 돌아오는 기다림과 그리움이 승화돼 우리의 마음속에 아련함을 가을의 만추를 친구로 하는 낙엽의 수채화 같이 그려주기 때문이다. 솔베이그의 숭고한 사랑 속에 인내하며 기다리는 한계성에 용서할 수 있는 인간의 심오한 <참>을 테마로 삼아 극중 효과를 잘 나타냈으며 소프라노의 절규와 같은 음악적 처리는 제4막을 통해 인간의 정적인 사랑을 표출해 줬다. 페르킨트의 저버림에서도 님이 언젠가는 돌아온다는 믿음 속에 솔베이그는 인내심의 한계를 넘어 아름다운 인간의 참모습을 신선하게 남겨줬다.

우리는 솔베이그의 사랑의 테마에서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인간의 신념이란 것은 목적을 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하며, 둘째는 인간의 깊은 곳에 인간이 인간을 용서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 내포돼 있다는 점, 셋째 인생의 여행길에서 시행착오적 삶에 후회하며 뉘우치는 인간의 이중적인 담담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백발이 된 페르킨트가 먼 삶의 여행길에서 결국 솔베이지의 무릎에 머리를 묻고 세상을 떠나는 극적인 모습에서 ‘솔베이그의 노래’는 님의 떠나가신 모습을 그리는 참사랑의 모습에 연관지어 한번쯤 옷깃을 여미는 시간을 가져본다.

기다리던 솔베이그는 피해자일 수 있다. 하지만 페르킨트를 용서했기에 그를 맞이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화해와 용서라는 감정을 갖고 있기에 사람들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고 이렇게 끈질기게 이어져 온다고 본다. 인생을 살다보면 자기의 삶에 가해자의 입장도 피해자의 입장에서도 화해와 용서를 나눠야 할 안타까운 사연들이 우리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고 있지 않은지? 박남준의 글 <따뜻한 얼음>이라는 구절에서 용서는 반성하는 자에게 줄 수 있는 하나의 기회라는 느낌이 진하게 사람의 향기로 풍겨온다. 따라서 현재의 삶에 서로의 불신감을 음악적 해학으로 풀어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져보기도 한다.

화해와 용서를 통해 이어지는 관계

필자는 현 시대를 풍선을 계속 불면 터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어린이가 신이 나서 의기양양하게 불고 있는 모습과도 같다고 보는데, 인간이 항시 이중적 내면성을 지니고 있다 치더라도 이 흐름에 갈피를 잡아야 되지 않을런지? 우리 민족을 한(恨)의 민족이라고도 한다. 오직 자기만을 위한 개인주의와 금전주의의 폐쇄된 아집의 마음을 열지 못하는 안타까운 세태와 짓밟아야 되는 출세욕의 수많은 사회적 정치적 괴리들은 많은 갈등의 분수령을 낳는다. 이제 솔베이지의 용서하는 마음, 기다림의 마음과 다시 돌아온 페르퀸트의 인간 본래의 희귀성을 작품에서 보듯이 ‘화해와 용서’로 서로서로 진솔된 마음으로 가슴을 열고 용서하는 인간 본연의 깊은 옹달샘을 찾아 같이 마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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