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쿠르트 슈나이더(Kurt Schneider)는 1920년대 사이코패스(Psychopath) 를 반사회적 인격장애증을 앓고 발정·광신·자기현시·의지결여·폭발적 성격·무기력 등의 특징을 지닌다고 한다. 이들은 감정을 지배하는 전두엽 기능이 일반인의 15% 밖에 되지 않아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미국 브르크하멜국립연구소는 분석했다.
유영철·정남규·강호순·고종석 사이코패스, 김길태·오원춘·김수철·강성익 소시오패스로, 미국 정신의학회의 최소 만 18세 이상 진단 기준(DSM-IV-TR) 은 “반사회적인격장애자는 법률적 사회규범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이익과 쾌락을 위해 다른 사람을 속이는 사기성이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두 인격장애는 본질적으로 거의 같은 정신병리이면서 서로 다른 발현양식이라 해석된다. 소시오패스(sociopath) 는 ‘소시오(socio)’와 병리 상태를 의미하는 ‘패시(pathy)’의 합성어로 반사회적인 흉악 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Psychopath)와 비슷하지만 소시오패스는 잘못된 행동이란 것을 알면서도 반사회적인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이 다르다. 환경적으로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비일관적인 양육이나 학대, 착취, 폭력, 유기를 지속적으로 경험한 경우가 많다. 대개의 경우 다른 사람이 느끼는 감정에 관심이 없지만, 타인의 고통에서 즐거움을 얻는 가학적인 사람들도 있다.
성범죄자들 재범 막는것이 관건
사이코패스는 연쇄 살인이나 강도·강간 등 사회를 공포에 떨게 하는 잔혹행위를 벌이면서도 죄책감과 상식적인 도덕심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범행 후엔 자신이 오히려 사회의 피해자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도, 대처법이나 관리법도 알려져 있지 않다. 사이코패스 진단 방식도 서구 실정에 맞게 만들어진 것이어서 우리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 다만 범죄심리학자들이 한 구금(拘禁)시설의 재소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면담조사를 통해 ‘반사회성 인격장애검사’를 한 결과, 15% 가량이 사이코패스로 진단돼 적지 않은 사이코패스가 우리 사회에 잠복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이코패스는 겉은 정상인과 전혀 다르지 않으면서도 태연히 엽기적인 범죄를 그것도 계획적으로 교활하게 저지르는 성향을 보이고, 자기통제력을 상실한 고도의 재범 위험군에 속해 극히 위험하다. ‘양복 입은 뱀’이라고 불리는 이들 화이트칼라 사이코패스는 우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마주쳐 피해를 당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들이다. 사이코패스는 비교적 근래까지 치료가 불가능하고 단지 관리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지역치료센터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RTCSOTP)에 따른 실험결과는 집단요법 및 개인요법을 병행한 치료를 통해 사이코패스 성범죄자의 50% 이상에서 재범률을 낮출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조기발견 시스템 서둘러 만들어야
사회가 복잡해지고 파편화될수록 사이코패스가 활개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된다. 사이코패스의 위험으로부터 우리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에 대한 미국의 RTCSOTP 같은 치료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조기 발견 시스템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묻지마 범죄’,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등은 범죄 유형별 동기와 수법 등에 대한 입체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범죄영상 및 디지털 위치정보 시스템 마련과 동시에 살인·강도·성폭력 등 재범을 막아야 한다. 나아가 범죄현장에 범죄심리분석가·심리상담사를 신속히 투입해 사이코패스를 비롯한 범죄 정보의 축적과 전문성을 배양하고, 보호관찰 제도와 연계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시행해야 한다.
국가와 정부 차원에서 어린아이 때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인권과 법치는 물론 감성과 올바른 인격·인성을 지속적으로 교육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치안 기반이 튼튼하지 못하면 안전지대는 점점 좁아지고 흔들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법제 등 경찰관의 긴급출입권 및 손살보상 명시, 경비업법 개정안, 치안복지 인프라 등이 국회에서 의결되고 시행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