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소형냉장고가 출시되자마자 동이 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1인용 가구가 늘어나면서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냉장고의 특성상 혼자 사용하기에 적당한 소형냉장고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는 것이었다. 이밖에 1인 가구를 겨냥한 트렌드의 변화를 빨리 읽어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마케팅 전문가들의 의견도 쏟아졌다.
1인 가구의 증가세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0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나타난 1인 가구 현황과 특성’에 따르면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가 10년 전보다 191만8천 가구(86.2%) 늘어난 414만2천 가구로 집계됐다.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것인데, 일반가구 대비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23.9%로 10년 전보다 8.4%포인트나 늘어났다.
성별 1인 가구수 자체는 여자가 남자보다 많았지만 2000년 대비 증가율은 남자가 더 높았다. 1인 가구 가운데 남자는 192만4천 가구로 97만9천 가구(103.6%) 늘었다. 여자는 221만8천 가구로 93만8천 가구(73.3%) 증가했다. 혼자 살게 되는 비율은 남녀 모두 취학·취업하는 시기인 18세에 급격하게 높아졌다. 남자는 혼인 직전인 28세(17.3%)에 1인 가구 비율이 정점을 찍었다. 여자는 26세(13.0%)에 1차 정점에 달한 뒤 배우자와 사별로 79세(36.9%)에 2차 정점을 보이는 ‘쌍봉형 패턴’을 나타냈다.
1인 가구의 주거형태가 열악하다는 것이 문제다. 1인 가구 3명 중 1명(34.4%)은 보증금 있는 월세에 살고 있는데, 그 비중이 10년 새 14.4%포인트(97만3천 가구)나 확대됐다. 자기 집을 보유한 비율은 2000년 32.6%에서 2010년 31.9%로 소폭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55세 이상에선 자기 집을 보유한 이들이 가장 많고, 54세 이하 연령층에선 보증금 있는 월세가 주된 형태였다.
경기개발연구원이 지난 10월 발표한 ‘경기도 가구특성 변화에 따른 주택정책과제’에도 경기도내 1인 가구 10곳 중 7곳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저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조사됐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 1인 가구의 경우 저소득층 비율이 90%를 넘었다. 1인 가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혼자 살면서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노인들도 급격히 늘 것이다.
1인 가구와 고령가구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사회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를테면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노인복지서비스 확충 등이 방법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