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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민 수원시생활체육회 어르신전담지도자

 

 

안녕하십니까? 수원시생활체육회 어르신전담생활체육지도자 김교민입니다.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는 어르신전담생활체육지도자 중 막내였는데 어느덧 리더로 지내고 있습니다. 입사 전에는 트레이너로 일하다 주변 지인의 추천을 통해 생활체육지도자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시험에 응시해 2009년 7월 1일부로 입사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동안 해왔던 일이 운동을 가르치는 것이었기에 운동 지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어르신 지도를 안 해 본 건 아니지만 ‘치매 어르신’ 수업은 저의 한계를 느끼는 데 충분했습니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이렇게 많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차근차근 부족한 부분을 메워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알고 지내던 지인들을 찾아 조언도 구하고, 여자 분들이 주를 이루는 요가학원에도 다니며 요가자격증도 취득하였습니다. 그러자 무관심으로 일관하시던 어르신들도 점점 반겨주기 시작하였고, 일에 대한 보람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시설수업을 많이 나갔던 건 아닙니다. 시설에 종사하는 분들의 입소문을 통해 다른 곳의 연락도 점차 늘기 시작했습니다. 치매어르신이라 아무것도 모르실 것 같지만 그건 절대 아니더라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얼굴도 알아봐주시고, 밝게 반겨주시는 어르신들도 늘어가고, 또 건강이 호전되는 분들을 보면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이 절로 느껴집니다.

지금은 매주 수요일 시설에 나가 운동처방도 하고 있습니다. 체성분 검사를 하고 헬스장에서 운동지도를 하는데요,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어르신들의 몸 상태가 좋아지는 것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제 기분까지 덩달아 좋아집니다.

그곳에는 100세 어르신이 한 분 계십니다. 처음 저를 찾아오셨을 때 나이 입력란이 두 자릿수밖에 없어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99세로 입력하고 측정을 하고 있는데 뒤에서 기다리던 84세 어르신이 혼잣말로 “이런 거 쟤면 뭐 하나? 다 살았는데…”라며 푸념을 늘어놓자 측정이 끝난 100세 어르신께서 나지막하게 그 어르신을 나무라셨습니다.

“나이도 젊은 사람이… 쯧쯧….”

그렇습니다. 두 분의 나이 차이는 무려 16세입니다. 100세 어르신께서는 검사표에 대한 설명을 받고는 운동에 대해 질문도 하고, 30분 정도 즐겁게 운동을 하고 가셨습니다. 상대적으로 84세 어르신께서는 운동 중에도 ‘빨리 죽어야 한다’라는 말씀도 자주 하고, 운동도 100세 어르신만큼 열심히 하지도 않습니다. 운동을 가르쳐 드리는 저도 흥이 나지 않았습니다.

두 분을 대상으로 비교해 본 결과, 100세 어르신의 건강상태가 84세 어르신보다 월등하게 좋았습니다. 근육량을 3㎏ 정도나 더 많이 유지하고 계실 정도니까요. 사람이 마음먹기에 따라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사례를 보면서 더욱더 공감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이 분명 만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어르신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지도자들의 마음가짐에 따라 어르신들에게는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보일 것이며, 여러분의 삶의 질 향상에도 많은 영향을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끝으로, 여러분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위에 언급했던 마음이 병든 84세의 어르신으로 사시겠습니까? 아니면 100세이지만 마음만큼은 20대에 버금가는 어르신으로 사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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