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이다. 박빙이라고 하는데, 누가 반걸음이라도 앞서는지 전혀 모른다. 선거법에 따라 지난 13일부터의 여론조사결과 공표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귀동냥을 통해 각 정당과 언론기관 등이 실시했다는 여론조사결과가 들려오긴 하는데 신빙성이 없다.
이미 진영논리와 정치적 속셈에 따라 여론조사결과를 왜곡시키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어서다.
오늘 밤늦게 혹은 내일 새벽이면 결과를 알 수 있지만 투표장으로 향하면서도 현재까지의 지지율이 궁금한 게 사실이다. 후보들은 서로 이미 오차범위를 벗어나 이기고 있다고 자랑하면서도 내부로는 한 표가 절실하다며 읍소를 하고 있다.
이는 부동(浮動)층에서는 밴드왜건효과를, 지지세력 안에서는 언더독효과를 노린 표심공략법이다. 밴드왜건효과는 일종의 편승효과로 원래는 경제용어로 잘 팔리는 상품에 더욱 쏠리는 소비심리를 의미하는데 선거에서는 이기는 후보에게 부동층의 표가 편승되는 효과를 말한다.
반면 언더독효과는 개싸움에서 유래된 것으로 밑에 깔려 허덕이는 개에 대한 동정심이 유발되는 심리효과를 말한다. 선거에서 언더독효과는 지지자들의 견고한 응집력을 이끌어내고, 부동층에게는 안타까운 마음을 유발해 표를 모으는 방법이다.
그런데 이러한 효과타령은 부질없어 보인다. 밴드왜건이던 언더독이던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표심을 바꾸거나 결정을 미뤄온 부동층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동층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화를 아예 받지 않거나 응답을 하더라도 이미 결정한 마음을 숨긴 경우가 의외로 많다.
밴드왜건효과니, 언더독효과니 하는 말은 언론이 ‘분석을 위한 분석’을 위해 사용하는 정치적 수사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우리 마음속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국민 종다수가 결정한 그대로 최후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잘’한 선거다.
그렇지 않아도 확연히 갈린 표심 탓에 선거 후 사회적 갈등이 우려되는데, 국민 마음마저 왜곡되면 큰일이다. 각종 폭로전 때문에 국민이 피곤한 것은 사실이다. 진흙탕 싸움에 정치에 대한 불신감이 팽팽한 것도 숨길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마음속의 대통령’을 청와대로 보내는 것은 우려되는 엄청난 갈등을 최소화하고, 후보 모두가 합창해온 새로운 미래를 시작할 수 있는 첫 걸음이다.
투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