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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두의시선]BBS 경기도연맹의 아름다운 나눔

 

나도 온기가 식지않는 연탄재 같은 사람 누구에게나 뜨거운 사람 되고 싶다

“연탄재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의 시 <연탄재>는 우리에게 나눔의 의미를 일깨우게 한다. 나눔의 계절인 연말이 되자, 경찰청 허가 한국 BBS 경기도연맹이 2012년 봉사대상 시상식을 열고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행사는 12월 22일 수원시 장애인종합복지관 대강당에서 청소년 등 500명이 자리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한국 BBS의 꿈은 청소년들이 학비와 생활비 걱정 없이 공부하고 미래를 키워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전쟁 이후 발생된 전쟁고아들을 형제자매로 맺어 돌보며 비행청소년을 선도하여 모범청소년으로 성장하도록 사랑을 나누었다. 경기도에만 1천여 명의 회원이 있고, 전국적으로 20만 명의 회원들이 있는데, 청소년 선도와 육성을 위한 역사가 벌써 50년이 되었다고 한다.

한국 BBS 경기도연맹은 청소년을 선도하기 위해 육성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지도 및 교육을 실시하고,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이들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었다. 매년 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서 성적이 우수한 자와 생활환경이 어려운 모범적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장 추천을 받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경기경찰청장 표창을 비롯한 교육감 및 도지사 표창 등 한 해를 빛낸 BBS인들에게 상을 수여했고, 봉사대상은 경기도 양주시가 수상했다. 수원여고 2학년 김다혜 학생을 비롯한 15명이 장학금을 받고 얼굴 표정들이 밝아 보였다.

BBS 경기도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노양은 회장은 각박하고 어려운 세상살이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손길이 회원들에게 널리 퍼져 있어 늘 감사하다며,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는 미학을 갖자고 호소했다. 저마다 바쁜 일상에서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려 드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일깨우는 메시지를 전언하면서, 작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는 회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필자는 청소년 선도에 관심이 있어서 이날 행사에 참석했는데, 여러 사람들과 조우하면서 행사장을 가득 메운 회원들의 일면들을 자연스럽게 살펴보았다.

단돈 1만 원이 아까워 선뜻 내놓지 못하는 세상에서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는 BBS 회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둘러보았다.

도청과 경찰청에서 청소용역을 맡아 반장으로 일하던 조모씨 아저씨를 이곳에서 만나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적은 봉급이지만 오랫동안 남모르게 청소년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풀고 있는 조씨를 이곳에서 우연하게 발견하고 오랫동안 손을 놓지 못하고 악수를 나눴다. 공무원도 아닌 조씨가 청소년 선도를 하고 장학금을 지급하는 데 일조하는 모습 또한 아름다웠지만 다양한 소시민들이 그 자리에 참석해서 눈길이 갔다. 이런 자리에 청소년 선도와 교육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에서 좀 더 많이 참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보다는 우선 필자부터 부끄러움이 앞섰다.

행사장에서 만난 BBS 회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행들을 발견하고 작가로서 또 공직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 나눔을 좀 더 실천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싶었다.

프랑스의 피에르 신부는 말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사랑을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저녁 밤에 아내와 팔달산을 거닐며 빙판인 도로 위에서 넋두리처럼 대화를 가졌다. 우리보다 더 못한 어려운 사람들, 그들의 이 겨울은 어떤 것일까? 자주 내뱉는 넋두리 같은 봉사와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일들이 내게도 더 빨리 찾아왔으면 참 좋겠다.

밤이 차갑다. 가난한 사람들의 밤은 더 차갑고 아프겠지…. 나도 온기가 식지 않는 연탄재 같은 사람,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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