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에서 매년 입주민들이 모여 미꾸라지 잡기 행사를 연다. 한 여름철 그맘때가 되면 단지 내 연못은 자연속의 냇가를 옮겨다 놓은 듯 사람들로 북적인다. 도심 속 미꾸라지 잡기라서 이색적이다. 아파트단지 내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풍경은 다른 아파트단지 입주민들의 부러움을 사고도 남음이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 18일 화성 동탄신도시 내 서해그랑블 아파트단지에서는 올해로 벌써 3회째 물고기 잡기 행사가 열렸다. 각 아파트단지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학생과 입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 즉 북카페나 도서관 이벤트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 아파트단지에서는 미꾸라지 잡기 행사를 연 것이다. 이 행사는 관리사무소에서 사전에 미꾸라지를 구입해 중앙분수대에 방류한 뒤 행사 당일 어린이들과 함께 미꾸라지 잡기를 진행한 것이다. 행사가 끝난 후에는 추어탕을 끓여 시식하는 행사로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는 200여명의 학생들과 입주민 등 600여명이 참석해 북새통을 이뤘다. 행사를 주관한 김선자 관리소장은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행사를 안전하게 진행하기 위해 사전 접수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는 3회째 접어 들다보니 미리부터 접수 문의가 쇄도했다”면서 “학부모들이 함께 참여해줘서 박진감 넘치면서도 안전한 행사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행사는 아파트 관리 회사를 통해 전국의 아파트단지로 전해졌다.
아니나 다를까 올해 아파트단지 가운데 관리상태가 우수하고 활발한 공동체 활동을 펼친 최우수관리단지에 이 아파트단지인 화성시 서해그랑블이 뽑혔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전국 8개 시·도에서 추천된 13개 단지의 관리와 공동체 활동 등을 평가해 최우수 관리단지로 화성 서해그랑블 아파트를 선정하고, 광주광역시 휴먼시아 7단지와 시흥시 시화월드메르디앙 등 2곳을 우수단지로 뽑았다.
국토부는 최우수 관리단지로 뽑힌 화성 솔빛마을 서해그랑블은 여름방학에 단지 내에서 가족단위 미꾸라지 잡기 행사를 열고 유휴 지하주차장을 변경해 어린이 놀이시설과 주민운동시설로 활용하는 등 활기 넘치는 공동체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시흥 시화월드메르디앙도 도서관 운영과 독후감 대회, 사진촬영대회, 단풍나무심기행사 등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이다.
전국에 아파트단지는 많지만 이웃과 털어놓고 독특한 문화를 살려가는 멋지고 살기 좋은 아파트는 흔치 않다. 폐쇄되고 반목하는 공간으로 이해하기 쉬운 아파트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준 동탄 서해그랑블 아파트단지는 본받을 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