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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힘내라, 전북

2003년 10월 전주는 활력이 넘쳤다. 84회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해외동포를 비롯한 전국의 선수들이 전주에 집결했다. 전국체전 경기성적은 가물가물하지만 친절했던 시민들의 웃음은 새록새록 쌓여있다.

전주 하면 비빔밥과 한정식 등 맛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겠지만 당시 전주를 찾았던 필자의 기억에는 마을마다 걸린 감이 한 폭의 그림으로 남아있다. 시 외곽을 따라 펼쳐진 마라톤 코스는 감나무 코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집집마다 감나무가 담장을 이루었고, 꺾어질듯 위태로운 나무 가지마다 탐스런 감이 열려 낯선 이들을 맞았다. 흐드러지고 맛깔스런 민요를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딱 그 모습이리라.

전주와 전라북도가 침울하다고 한다. 부영그룹과 함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위해 온 힘을 쏟았으나 안타깝게 ‘수원-KT’ 팀에 밀렸다. 마지막 힘까지 최선을 다했기에 결과가 허탈하고, 맥이 풀렸을 만하다. 밀린 이유야 언론이 한껏 호들갑을 떨었으니 다시 이야기하지 말자.

그러나 전북이 모든 것을 잃은 건 아니다. 전북은 이번 건곤일척을 통해 전북만의 뚝심을 보여주었다. 인구 1천200만으로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가 합세한 수원시를 끝까지 위협했다. 전북도민들의 일치된 유치의지는 한때 10구단이 전주로 간다는 풍설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전북은 광주·전남으로 대표되는 호남의 일부가 아니라 전라북도만의 강인한 경쟁력을 국민들에게 확인시켰다. 무엇보다 전북도민들이 하나로 융합할 기회를 가졌고, 대한민국의 주체세력으로 등장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전북도민들이 즐길 프로스포츠는 많다. 현재도 프로축구와 프로농구의 지역연고를 가진 전주는 스포츠팬들의 귀에 익숙하다. 꼭 프로야구여야 한다면 장래를 선점한 효과를 누릴 게 분명하다.

여기서 수원과 전주, 경기와 전북 간 선린관계 구축을 제안한다. 지도를 펴놓고 보면 수원과 전주는 그리 멀지 않다. 그동안에도 이런저런 인연이 있었지만 이번을 기회로 진정한 친구가 되면 기대하지 않았던 열매를 얻게 된다. 수원 화성과 전주 한옥마을을 잇는 관광프로그램 개발 등 각종 교류는 상생의 모델로 성장가능하다.힘내라, 전북!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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