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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힘은 장비, 꾀는 조조

현대정치사를 돌아보면 경기도는 인물을 키우지 못했다. 방대한 지역과 인구, 국회의원 수, 수도권이라는 중요성 등을 감안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도 경기도 광주출신인 해공(海公) 신익희 선생 이후 여권의 이한동, 야권의 문희상 정도가 도드라져 보인다. 포천이 고향인 이한동 전 국회의원은 국무총리, 내무부장관, 국회부의장, 집권당 대표 등을 역임했다.

문희상은 5선의 다선의원으로 경기도 의정부 토박이다.

야권에서는 금배지를 다는 첩경으로 알려졌던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의 중앙회장을 거쳐 국회에 입문했다.

연청은 과거 호남출신 정치인들이 돌아가며 자리를 맡았던 핵심자리여서 그의 당선은 당시 화제가 됐다. 이어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국정을 좌우했다.

3선 의원 때는 소위 친 노무현 세력이 주축인 열린우리당 당의장으로 소란한 야권의 중심을 잡기도 했다.

또 전직 대통령들이 예우 받는 자리인 국정자문회의 의장과 국회부의장을 역임했으니 야권의 맏형이라는 소리가 자연스럽다.

이제 문희상은 자신의 경력에 고딕글씨로 쓰일 자리를 맡았다. 어쩌면 앞선 모든 경력은 가리고, 이번에 맡은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만이 돋움 될지 모른다.

대통령선거 패배 이후 지리멸렬한 제1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재건축을 책임졌기 때문이다.

빈사상태로 헤매는 민주당이 비상시기의 조타수를 그에게 맡겼다.

의원총회장에서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이는 그의 능력과 고비고비마다 후배 정치인에게 고언이나 충고를 아끼지 않았던 경험을 높이 산 것이다.

야권에서는 문희상을 마음속의 자기 생각을 적의(敵意)없이 전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으로 손꼽는다.

이제 문희상은 노무현의 복심(腹心)도 아니고, 김대중의 직계도 아니다.

오히려 편향된 세간의 오해에서 벗어나 ‘정치인 문희상’을 정의할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문희상을 가리켜 “힘은 장비, 꾀는 조조”라고 한다. 거구의 외형이 그를 장비로 비견했다면 조조라는 별호는 그의 대단한 지략에서 비롯됐다.

역사의 질곡에서 진흙탕에 빠지기도 하면서 헤쳐 나가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하는데, 문희상이 보여줄 경륜을 지켜보자.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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