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도 일자리가 없어 허덕대는데 노인네 일자리는 무슨…’이라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 누구나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돈을 버는 것은 물론 지출과 소비도 경제적 활동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돈을 써야 할 곳은 지나치게 많다. 노인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한다. 추우면 난방을 해야 하고 아프면 약을 사먹거나 병원에 가야한다. 귀여운 손주가 오면 용돈도 쥐어 줘야 좋아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노인들은 돈이 없다. 노후생활에 대비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장·노년세대의 대부분은 부모봉양과 자녀들의 양육비, 결혼자금에 허덕이느라 정작 자신의 노년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자신의 노후 설계를 할 여유가 없었다. 평생 동안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세대이지만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 자신은 가족을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은 부모봉양이라는 전통적 사회제도가 퇴락했다. 이로 인해 노인빈곤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들 중 노후대책을 마련해 놓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노인들이 자녀에게 의존하고 있다. 이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노후사회보장에 대한 제도적인 준비가 아직 갖추어져 있지 않다. 그렇다면 노인들도 일자리를 가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들도 각종 일자리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노인일자리사업이 노인들로부터 ‘빛 좋은 개살구’란 소리를 듣는다. 지난해 10월 8일 민주통합당 오제세 의원에 따르면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만들어진 총 18만6천개의 일자리 중 90%(16만6천개)는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월 20만원의 7개월 한시적 일자리였다고 한다. 나머지도 소득이 일정하지 못한 일용직 형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인들에게 실질소득을 보장해 주지 못한 채 ‘노인들의 시간 보내기’용이 됐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올해 600억원의 예산을 투입, 공공형 노인일자리 3만2천개를 창출한다고 한다. 지난해보다 예산 151억원, 일자리수 3천개가 늘어난 수치라는 것이다. 노인들의 일자리 참여기간과 임금도 상향조정됐다는 소식이다. 공공형 노인일자리 참여기간을 7개월에서 9개월로 확대하고, 차상위 홀몸노인에겐 12개월 연중일자리 사업을 실시한다. 노인들의 경험과 손맛을 살린 시장진입형 일자리도 확대한다. 노인일자리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노인일자리 사업의 실행과 문제점에 대한 실증조사를 거쳐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