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의 출범을 축하한다. 인천햇빛발전은 오늘부터 협동조합 활동을 시작해 우선 연말까지 인천시민 1천명을 조합원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전체 인천시민의 1%가 참여하는 협동조합으로 키운다는 목표가 반드시 이뤄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협동조합은 총 200㎾ 규모의 발전기를 공공건물, 종교시설 등의 옥상에 설치할 계획이다. 2015년까지는 발전 최대용량을 1천㎾까지 확충한다고 밝혔다. 상쾌한 햇빛으로 전기를, 그것도 시민 스스로의 힘으로 일으키는 꿈은 말만 들어도 싱그럽다.
경기도에서는 이미 시흥시가 지난해 1월부터 시청 옥상에 설치한 30㎾급 햇빛발전을 통해 수익도 올리고 시민들의 동참도 확대하는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바 있다. 시흥 햇빛발전은 지난해 9월 지속가능발전 경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수원시도 햇빛발전협동조합 추진위가 진작 꾸려져 오는 2월 중에는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상반기 중에 100㎾ 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안산 고양 부천에서도 같은 구상이 실천에 옮겨지는 중이다. 경기도는 물론이고 서울 대구 울산 경남 등 전국 각지에서 햇빛발전 협동조합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만들어지고 있다. 인천 햇빛발전협동조합의 출범은 이러한 움직임에 가속의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 믿는다.
후쿠시마의 악몽 이래 원전의 꿈은 멀어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고리, 월성 원전의 사고소식은 탈핵이 우리에게도 발등의 불임을 일깨워준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발전방식도 종점이 가까워온다. 지구온난화로 남극의 빙하가 녹아 그곳 펭귄들이 대도시에서 낮잠 자는 광경을 볼 날이 멀지 않았다는 경고도 나오는 마당이다. 이 같은 에너지 위기의 정황을 거시적으로 조망할 때 햇빛발전은 최상의 대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에너지 소비자에 머물렀던 시민들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생산의 주체가 되면 거대한 전환의 절박성이 확산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명분이 옳고 좋다고 해서 순탄한 사업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인천햇빛발전만 해도 지난 2006년 인천환경운동연합을 중심으로 야심찬 계획을 꾸렸다가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따라서 종국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외부 조건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되 초심을 잃지 않고 뚜벅뚜벅 전진하는 뚝심이 중요하다. 전국에서 같은 노력을 하는 자치단체 시민들과 힘을 모아 내는 일에도 힘써야 한다. 마침 정부가 2012년부터 폐지했던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되살려 공급의무제도(RPS)와 병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시민 협동조합 방식의 소규모 발전에는 FIT가 유리한 만큼 이의 실현을 적극 촉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