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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날았다, 나로호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혼돈의 정국을 뚫고 ‘나로호(KSLV-1)’가 우주로 날아가는 데 성공했다. 아직 첫 번째 교신을 못했지만, 정부는 여러 정황상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2005년 발사를 목표로 2002년부터 준비했으니 실로 10년 만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국기를 달고 성공적인 우주유영에 나선 11번째 국가가 됐다. 먼저 성공한 국가에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이 여러 가지 이유로 포함되지 않고, 1단계 발사체가 러시아 작품이라는 사실이 찜찜하기는 하지만 여하튼 우리나라도 ‘우주시대’를 열었다.

나로호가 우주로 박차고 나가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2번의 발사실패와 수차례의 발사 연기는 국민들의 실망을 불러왔다.

나로호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초인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역적’의 누명을 쓰기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기술부족이라는 근원적 원인에도 불구하고 참담한 결과에 희생양이 필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5천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예산만 낭비하고 고물을 수입해 국가적 망신을 시키고 있다는 지적은 이들 관계자의 폐부를 찔렀다.

그러기에 관계자들이 성공소식을 접하고 흘린 눈물에는 기쁨과 함께 안도의 한숨도 섞였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듭된 실패의 경험이 오히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기술을 더욱 앞당겼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성공한 결과에 따른 덕담이 아니다.

국내 대표적 첨단기업 150여개와 45개 대학 및 연구소가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에서 실패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했다.

여론에 몰린 러시아 기술자들도 적극 참여해 실패가 아니면 접하지 못했을 고급기술을 노출시키기도 했다. 결국 실패를 딛고 일어서 더욱 단단해진 것이다.

알려진 대로 이번 3번째 발사는 마지막 기회였다.

러시아와의 계약상으로도 마지막 기회였지만 무엇보다 국민여론이 부여한 마지막 기회였다. 실패했을 경우 여론이 등을 돌려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반동했을 가능성이 컸다.

여하튼 나로호의 발사성공은 국민과 함께 대단히 기뻐할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는 사실을 실패를 통해 국민들도 배웠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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