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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법원이 시작한 경제민주화

우리사회에서 재벌은 ‘외계인’이다. 재벌은 1960년대 이후 외국차관과 수입물자 배정 등의 특혜로 탄생했다.

이후에도 각종 특혜를 받으며 공룡으로 성장한 재벌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치외법권’을 누리는 ‘귀족’으로 변신했다. 이제는 정치권을 향해 “정권은 유한하지만 재벌은 영원하다”는 말로 협박마저 서슴지 않는다.

특히 태어날 때부터 재벌인 오너 2세와 3세들의 행태는 더욱 가관이다.

‘5공자’, ‘7공자’로 불리며 자기들끼리 이너서클을 만들어 연예인과의 염문, 해외도박, 마약 등으로 수많은 물의를 일으켰다.

단지 핏줄 때문에 오너 자리에 앉아 손가락 하나로 직원들의 생사를 가르고, 검은 장갑을 낀 채 아들을 때린 이를 납치해 폭력을 휘둘렀다. 심지어 직원을 몽둥이로 패고는 ‘매값’이라며 수천만원의 수표를 쥐어주는 태생적 한계를 보였다.

오너 2, 3세는 태어나면서부터 은수저를 물고 나와 거칠 것 없는 인생을 살아온 탓인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잣대가 다르다. 세상은 능력 있는 사람이 우대받고, 법은 공평하게 집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단, 자신들은 제외하고.

요즘 법원 때문에 재벌 오너들이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비싼 변호사를 선임하면 웬만한 문제는 ‘경제에 기여한 공로’와 ‘경제에 미칠 파장’ 등의 논리로 무마시켜 주던 법원이 급변해서다.

지난해 국회는 재벌 오너 4명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모두 불참했다. 적당한 핑계로 벌금이나 무는 게 국감장에서 자신들의 알몸을 보여주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었을 게다. 그런데 믿었던 법원이 이들 4명을 이례적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재벌그룹 랭킹 3위권인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징역 4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직후여서 위기감을 더한다. 거슬러 올라가니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구속됐고, LIG그룹은 오너부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상황이다.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은 자신뿐 아니라 어머니까지 구속된 후 자신은 암수술을 받고, 80대 고령인 어머니는 건강악화를 호소중인데도 과거와 달리 형집행정지 등으로 풀어주지도 않는다.

법원판결로 신의 영역에 머물던 재벌들이 땅으로 강림하고 있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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