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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명분도 염치도 내팽개친 도의원들

설마 했는데 사실이었다. 지난 5일 경기도의회가 개혁적인 ‘공무국외여행에 관한 조례안’을 부결시켰을 때만 해도 설마 도의원들이 그깟 해외여행 못가 안달 났으랴 싶었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본보 14일자 보도는 그게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무려 9개 상임위원회가 오는 4월 이전에 해외여행 스케줄을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관광성 동남아 여행이라는 의심을 벗기 어려운 연수 일정이다. 이들에게 과연 어떤 표현이 어울리는지 찾기도 힘들다. 이들에겐 이제 명분도 염치도 남아있지 않은 것인가.

7일자 본란은 제대로 된 해외연수라면 오히려 권장할 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도시환경위원회가 베트남 라오스에 가서 뭘 배워오려는 것인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같은 나라로 가는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도 마찬가지다. 이들 나라가 여성 가족 평생교육의 모범국가인가. 아니면 반면교사여서 가는가. 경제과학기술위원회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가려는 건 좋다. 그런데, 보건복지공보위도 건설교통위원회도 기획위원회도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왜 같은 나라로 가야 하는가. 이건 아니다. 도매금으로 매도할 일은 아니겠으나, 이 정도면 암까마귀와 수까마귀를 도무지 구별하기 어렵다.

지난 본회의에서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하게 하는 저급한 발언이 쏟아졌던 까닭을 이제야 알겠다. 알량한 특권이 날아갈 판이었으므로 도민이고 예의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이라고밖에 해석할 도리가 없다. 올 하반기부터는 지방선거 국면이므로 해외여행을 앞당기려 한 꼼수는 그럴 수도 있다 치자. 당초 1년 단위로 잡혀 있던 해외연수를 격년제로 바꾼 2010년 결정을 스스로 뒤집은 건 또 뭔가. ‘자기 몫’을 찾아먹기 위해 자체 룰조차 엎어버리는 후안무치를 어떻게 설명할 건가. 전진을 해도 시원찮을 판에 역주행도 이런 역주행이 없다.

곧 해외여행을 떠날 도의원들에게는 “일단 몸 건강히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밖에 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한마디만 보탠다면 여행 중에 추한 꼴만은 보이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다. 모든 도의원이 이런 비난을 받아야 하는 건 물론 아니다. 특히 1인당 지원예산 180만원에 자부담 260만원을 보태 유럽으로 가는 행정자치위원회는 몹시 서운할 것이다. 또한 동남아로 가는 도의원들도 뭔가 할 말이 많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도의원도 항변이나 변명 이전에 도의회의 현실을 먼저 성찰하고 자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는 도민들이 그런 도의회를 열망하고 있다고 믿는다. 상당수의 도민은 다음 지방선거가 1년 이상이나 남았다는 사실 자체를 한탄하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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