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초(超)저출산 국가다. 2001년에 합계출산율이 1.297명으로 떨어져 초저출산국에 진입한 이후 2005년에 1.08명으로 바닥을 쳤다. 이후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이 유지되고 있다. 다행히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3년 연속으로 출산율이 조금이나마 상승, 합계출산율이 1.3명까지 올라 위안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합계출산율이 1.3명 이하로 45년간 유지되면 전체 인구는 절반 밑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염려하는 이유다. 저출산 문제는 1~2인 가구와 노인인구 증가라는 문제를 수반한다.
25세에서 49세까지의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층인 ‘핵심생산인구’의 실제적인 노년부양비를 추정하면 젊은층 3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문제는, 10년 후엔 핵심생산인구 2명당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고, 20년 후엔 젊은이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시대가 올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청년과 중·장년층의 부담이 커지면서 세대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경제부문의 활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노인층과 1~2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점도 있다. 바로 교통문제다. 인구는 늘지 않는데 교통통행량은 증가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2인 가구와 노인 경제활동 비중 증가 때문이다.
경기개발연구원 교통연구실 류시균 실장이 발표한 ‘수도권 주민의 계층별 통행패턴 비교’는 이런 문제점들을 밝히고 앞으로 교통개선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류 실장은 1997~2010년 일일 평균 1인 통행량은 1~2인 가구가 1.22통행으로 3인 이상 가구의 1.09통행에 비해 높았다고 밝혔다. 고령화와 노인들의 경제활동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노인 1인당 통행발생량도 증가했다. 노인 운전자 비율 역시 1997년 0.6%에서 2010년 3.4%로 5배 이상 늘었다. 여성운전자도 1997년 13.4%에서 2010년 27.6%로 2배 증가했다.
노인 운전자가 증가하면서 고령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노인운전자는 신체적 기능이 저하돼 젊은 연령층의 운전자에 비해 상황판단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류 실장은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통한 고령자 운행 관리, 도로 및 교통시설물 설치기준 재정비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인들이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것은 노인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중교통을 늘리고 노인과 장애인 교통 편의시설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