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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관우를 죽인 사나이

삼국지의 주인공은 유비, 관우, 장비다. 정사(正史)인 진수의 삼국지는 많이 다르지만, 우리가 삼국지라며 읽는 ‘삼국지연의’의 저자 나관중은 이들 3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3인의 도원결의부터 죽을 때까지를 영웅담으로 풀어냈다.

이들 가운데도 관우는 그 기상과 충절, 그리고 카리스마 있는 외모로 인해 중국인들의 사당에 모셔질 정도로 신기(神氣)를 자랑한다. 우리나라 계룡산이나 주술을 하는 장소에도 관우상은 빠지지 않는다. 나아가 유교권인 동남아시아 여행자들은 관우상을 심심치 않게 발견케 될 정도다.

관우는 싸움에서 패해 조조에게 몸을 의탁했지만 자기 사람을 만들려는 조조의 온갖 유혹을 물리쳤다. 후에는 적벽에서 패한 조조의 목숨을 구해 신의의 상징이 됐다.

한데 삼국지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인물 가운데 천하를 호령하던 관우를 죽인 여몽(呂蒙)이 있다. 어찌 그 이름을 관우에 비하랴마는 여몽 또한 삼국지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 충분한 스토리의 소유자다. 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삼국지 팬들에게 충분한 영감을 주는 인물이다. 삼국이 정립되던 시기, 오나라의 미미한 가정에서 태어난 여몽은 무장으로 입신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의를 참지 못했고, 전쟁에 나가 물러서는 법이 없었다. 또 오나라 손씨 집안을 향한 충성심은 전쟁터에서 죽을 뻔한 손권을 목숨 걸고 살려냄으로써 인정받았다.

그런데 여몽은 학문과 담을 쌓았다. 비루한 집안을 칼로 일으킨 그였기에 서책을 가까이 할 기회도 없었다. 만인을 이끌 장군이 되자 주군인 손책(孫策)으로부터 인문적 지식의 필요함을 권유받는다. 그러자 그의 성격답게 무섭게 서책을 파고들었고, 마침내 유학자 범주에 넣어도 무방할 내공을 길렀다.

얼마 후, 오나라의 실력자인 노숙이 여몽의 군막을 방문했다. 노숙은 그와 병법과 정세를 놓고 문답을 나누다 깜짝 놀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여몽의 박식함과 통찰력은 과거 자신이 알았던 여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고사성어가 비롯됐다. “선비는 3일만 떨어져 있어도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 한다”라는 뜻이다. 과거의 선입견이나 예단으로는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하는 인재를 알아볼 수 없음이다.

우리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면 괄목상대해야 할 이들이 많음을 보게 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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