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스펙으로 무장해 기대감을 높였던 드라마들이 잇달아 부실한 스토리로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가운데 SBS TV 주말극 ‘돈의 화신’이 뚝심있게 스토리의 힘으로 밀고나가 눈길을 끈다.
이 드라마는 지난 17일 방송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15.3%(전국)를 기록했다. 수도권 시청률은 17.5%.
같은 시간 방송되는 ‘막장 드라마’의 대명사 MBC TV ‘백년의 유산’이 20.8%로 5.5%포인트나 앞서갔지만 아직은 ‘돈의 화신’의 진가를 ‘백년의 유산’과 비교할 계제가 아닌 듯하다.
하지만 ‘돈의 화신’은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내 딸 서영이’나 ‘무자식 상팔자’와 같은 연속극을 제외하고 화려한 이미지나 영상미, 스케일 등에 기대지 않은 스토리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는다.
특히 국내 안방극장에서는 여전히 미개척의 분야인 블랙코미디 장르를 파고든다는 점에서 특히 젊은 층의 지지를 받는다.
‘돈의 화신’은 제목에서 밝혔듯 ‘돈에 미친’ 인간들의 민낯을 정조준한다. 하지만 정색하고 덤비는 대신 희화화와 풍자라는 방법을 통해 그 어둡고 비릿한 소재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주인공의 이름은 이차돈. 신라 최초 불교 순교자의 이름이 2013년 ‘돈의 화신’의 이름으로 차용됐다는 점부터 흥미롭다.
드라마는 살인을 저지르고 그 사건을 덮는 데 합의한 검사, 기자, 배우 등 네 명이 수백억의 재산을 사이좋게 사등분해 나눠가지면서 출발했다. 정의의 칼을 휘둘러야 하는 검사와 사회의 목탁이어야하는 기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었던 여배우가 살인사건을 공모하고 덮었다는 기막힌 상황을 코미디의 소재로 활용하는 기술이 시선을 붙든다.
또한 온갖 방법으로 돈을 긁어모은 사채업자와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전신성형과 지방흡입수술을 받고 못생긴 뚱보에서 날씬한 미녀로 탈바꿈한 여성, 검사 지위를 이용해 100억 원을 갈취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비리 검사의 캐릭터는 펄떡펄떡 살아있다.
황정음, 강지환, 박상민, 오윤아, 김수미 등 등장인물들의 고른 호연도 감상의 즐거움을 배가한다.
SBS 시청자게시판에는 “첩보 스릴러 멜로 코믹 감동…. 액션만 빼고 조화가 ‘짱’임. 이거 명작이로세”(강모 씨), “눈물나게 가슴아프고 재미있다”(이모 씨), “웃다 죽는 줄 알았다. 스토리가 탄탄해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고 연기자분들 연기가 다 너무 좋다”(배모 씨)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