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수꽃다리 /서정춘
자기 몸의 암향을
아꼈다가 조금
꽃 벌에 들켜버린
사춘기들아
저년들 생살에
벌을 쏘이면
시집 빨리 간댔더니
왁자지껄 사라지는
여동생들아
서정춘 시집 <물방울은 즐겁다/시작시인선 2010>

서양사람들은 미스김 라일락이라고 부른다지. 영하 십 몇 도를 오르내리는 나날 오월 그 밝은 햇살이 그리워 이름을 불러본다. 수수꽃다리, 그러면 그 암향이 자욱하게 밀려오는 것이다. 까르르 까르르 웃어대며 재잘대며 골목을 온통 점령하고 몰려온다. 나는 눈을 감고 진한 향내를 맡으며 수수꽃다리 그늘 아래를 생각하는 것이다. 주름 자글자글한 노시인이 지그시 웃음 짓는 모습도 떠올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