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빈이냐, 미스김이냐, 아니면 반인반수(半人半獸) 최강치냐.
4월 안방극장이 새로운 월화극의 대결로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전통적인 베스트셀러 캐릭터 장희빈이 ‘유명세’에서는 우세한 듯하지만 성공한 일본 원작이 있는 미스김과 새롭게 창조된 최강치도 호락호락해 보이지는 않는다.
주인공들도 화려하다. 톱스타 김태희(33), 김혜수(43), 이승기(26)다. 여성과 남성의 대결이기도 하고 리메이크작과 창작극의 대결이기도 하다.
장르는 사극, 현대극, 판타지 무협으로 구분된다.
6개월간 월화극 왕좌를 지켰던 MBC 사극 ‘마의’와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 속에서도 ‘마의’를 위협했던 SBS ‘야왕’, 그리고 방송 내내 3∼4%의 시청률에 머물러야 했던 KBS2 ‘광고천재 이태백’이 떠나는 자리에 들어오는 새로운 주자들을 살펴봤다.

▲ 김태희의 장희빈
‘야왕’ 후속으로 4월8일 시작하는 SBS TV 24부작 ‘장옥정’은 우리가 익히 ‘요부’로 아는 장희빈(1659∼1701)의 이야기다.
그러나 김태희를 9대 장희빈으로 캐스팅한 ‘장옥정’은 장희빈을 새롭게 해석한다. 생짜 신인 작가(최정미)를 과감하게 발탁해 집필을 맡긴 이 드라마는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로맨티스트이자 조선시대 패셔니스타로서 장희빈을 조명한다.
김태희는 “이 작품의 소설 ‘장옥정 사랑에 살다’를 먼저 봤는데 기존 장희빈과 달랐다”며 “표독스럽기도 하고 악독한 악녀 이미지의 장희빈은 전혀 볼 수 없었고 한 여자로서 정말 처절하게 한 남자를 사랑했던 이야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장희빈 역할과는 조금 다른, 좀 더 인간미 있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옥정’은 요부 희빈장씨보다는 그가 궁에 들어가기 전 침방나인 장옥정으로서 능력과 끼를 발휘하던 시절에 방점을 찍는다. 옷에 대한 뛰어난 감각과 장사치로서 승부사적 기질을 타고난 장옥정의 모습을 집중조명하고 그가 궁에 입성한 후 숙종과 나누는 로맨스도 비중 있게 다룬다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배우 유아인이 숙종을 연기하고 홍수현이 인현왕후를 맡았다.
김태희는 “옥정이 천민의 한계를 잊을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옷을 만들면서 기쁨과 희열을 느끼는 것”이라며 “사랑도 사치라고 생각해서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던 옥정이 이순(숙종)을 만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열려가는 과정도 섬세하게 그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 김혜수의 미스김
‘광고천재 이태백’ 후속으로 4월1일 시작하는 KBS 2TV 16부작 ‘직장의 신’은 직장 내 계약직 직원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로맨틱 코믹 오피스 드라마다.
김혜수가 주인공 미스김을 맡고 오지호가 상대역인 정규직 직원을 연기한다.
2007년 일본에서 인기를 끈 드라마 ‘파견의 품격, 만능사원 오오마에’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이다.
tvN ‘꽃미남 라면가게’와 KBS 2TV 드라마스페셜 ‘달팽이 고시원’ ‘마지막 후뢰시맨’ ‘위대한 계춘빈’ 등을 통해 필력을 보여줬던 윤난중 작가가 집필을 맡았다.
주인공 미스김은 못 하는 일이 없는 슈퍼우먼 계약직이지만 이름이나 나이, 소속이 베일에 싸여 있어 주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조직생활에 얽매이기 싫어 자발적으로 계약직을 선택했지만 능력이 출중해 온갖 중요한 일을 처리하면서 회사 내에서 귀하신 몸 대접을 받는 캐릭터다.
오지호가 연기하는 장규직은 정규직 엘리트 사원으로, 미스김과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미스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제작사인 KBS미디어는 “검증받은 원작을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각색해 웃음과 공감대를 한층 강화했다”며 “김혜수도 지금껏 연기한 적이 없는 이색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드라마는 실제로는 화려할 수 없는 계약직의 모습을 미스김이라는 판타지적인 인물을 통해 새롭게 창조할 예정이다.
제작사는 “대한민국 직장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관하여 다룬 드라마”라며 “코미디를 요소요소 배치해 경쾌하게 감상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김혜수는 최근 진행된 드라마 고사 현장에서 “촬영 현장에 벌써 에너지가 넘쳐나고 있다”며 “지치는 순간도 오겠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유쾌하고 의미 있는 드라마로 잘 만들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승기의 최강치
앞선 작품이 여성을 내세웠다면 ‘마의’ 후속으로 4월1일 시작하는 MBC TV ‘구가의 서’는 남성이 주인공이다.
이승기가 지리산의 수호신 구월령과 인간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수 최강치를 연기한다. 드라마는 저돌적인 성격의 최강치가 사람이 되기 위해 좌충우돌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무협 활극이다.
배수지가 뛰어난 무예와 궁술을 가진 무예교관 담여울 역을 맡았다.
제목 ‘구가의 서(九家의 書)’는 몇 천 년 동안 구미호 일족에 전해 내려오는 밀서를 뜻한다고 제작사는 밝혔다.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오던 당시 이 땅을 수호하던 수많은 수호령에게 인간이 될 기회를 주고자 만든 언약서라는 것. 이 언약서를 받으려면 세 가지 금기 사항을 백일 동안 지켜야 한다고 전해지지만 실제로 ‘구가의 서’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구미호 일족 중 누구도 백일을 버틴 이가 없기 때문이다.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재인’을 집필한 강은경 작가가 도전하는 판타지 무협극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