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슬럼가에서 태어나 어려운 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사나이의 이야기다. 아들을 낳고, 예쁜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꾸몄다. 거기에 어린 시절 꿈꾸었던 고급 ‘스포츠카’까지 손에 넣었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하루는 멋진 스포츠카가 자리 잡은 주차장으로 들어오면서 보니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스포츠카 옆에서 장난을 치고 있었다. 다가가니 자신의 드림카를 못으로 긁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욱 하는 성질’에 이성이 마비된 사나이는 주차장에 비치된 정비용 렌치를 집어 들고 어린 아들의 손을 내리쳤다.
정신을 차리자 아들의 손은 유혈이 낭자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으나 아들의 고사리 같은 손은 장애를 입었다. 한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한 자신을 한없이 저주하며 집으로 돌아온 사나이 앞에 스포츠카가 눈에 띄었다. 아들의 낙서를 읽은 사나이는 집으로 뛰어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스포츠카에는 거친 못 자국으로 ‘I love daddy(아빠 사랑해요)’라고 쓰여 있었다.
이상은 네티즌 사이에 한창 인기를 끌었던 이야기의 요약이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분노조절 실패가 가져온, 되돌릴 수 없는 결과의 참담함을 표현한다. 분노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장애인으로 만들었고, 하나밖에 없는 아빠를 앗아갔다.
요즘 직장인들은 이러한 분노조절 실패로 병이 난다고 한다. 온라인 취업포털인 ‘사람인’이 직장인 1천5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생활 중 생긴 억울함과 답답함을 풀지 못해 속병을 앓는 경우가 10명 중 7명이나 된다. 이유로는 ‘내 잘못이 아닌데 책임져야 할 때’가 절반으로 가장 많았다. 분노조절 실패로 인한 속병이 다른 질병으로 발전한다. 속병앓이 직장인의 절반가량이 우울증, 수면장애, 두통, 만성피로, 소화불량 등의 추가 질병을 호소했다.
주목할 결과는 직급별로 조사한 속병앓이 직장인이 ‘대리급 74.9%’, ‘평사원 74.8%’, ‘임원진 73.6%’, ‘과장급 69.2%’, ‘부장급 63.4%’로 큰 차이가 없어 모두가 ‘열 받으며 살고 있다’는 점이다.
분노조절의 실패는 심각하다. 원인제거나 분노축소 등의 노력이 없으면 엄청난 사회적 불안요소로 등장한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방법으로 ‘욱’ 하는 것도 분노조절의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김진호 편집이사·인천편집경영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