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인문학 도시’ 표방속에 도서관 장서의 활용방안 마련없는 일방폐기로 말썽을 빚은데 이어 ‘생태교통 수원 2013’을 둘러싼 주민과의 갈등, 시민과 관광객들의 의견 무시 등으로 공무원들의 자질논란까지 빚고 있어 ‘거버넌스행정’은 커녕 ‘탁상·불통행정’이란 비난까지 자초하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1억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4일부터 황구지천 금곡교와 장수천교 1.5㎞ 구간에 왕벚나무 686주를 심는 수변 산책로 가로수 조성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지난 11일부터 본격적인 식재에 들어가 16일 현재 금곡교와 농심교 사이 900m 구간에 3~4m 간격으로 180여주의 왕벚나무를 일부 심은 상태다.
그러나 이 구간은 황구지천 주변 농민들이 농사를 위해 사용하는 폭 2m도 안 되는 비좁은 농로로 트랙터나 경운기 등 농기계들의 이동에 주로 이용되는 곳으로 시가 현장 파악없이 길 양쪽으로 식재에 나서 농기계의 운행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농민들이 농사에 주로 이용하는 폭 3m가 넘는 로터리기계와 쟁기를 장착한 트랙터들은 멀쩡한 통행로를 버려두고 수㎞를 돌아 다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인가 하면 식재된 나무 2~3그루는 농기계에 걸려 뿌리까지 뽑혀 길위를 점령한 상태다.
농민 S(60·금곡동)씨는 “안그래도 좁은 길에 나무까지 바짝 붙여 심어 농기계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공무원들이 이 길의 주용도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책상에만 앉아서 볼펜만 놀린 결과로 힘없는 농민들만 또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황구지천 수변 산책로에 가로수를 심어 시민들에게 제공하고자 했지만 농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길이라는 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며 “주민들이 불편을 제기해 한쪽 방향으로만 나무를 다시 옮겨 심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