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항성(唐項城)은 1971년 사적 제217호로 지정된 삼국시대 백제의 성으로 화성시 서신면 상안리 산 32번지 구봉산 일원 21만1천595㎡의 넓은 면적에 분포돼 있다.
이곳은 삼국시대 신라와 중국이 교류하는 관문으로, 당시에는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곳이다. 신라 후기 청해진(淸海鎭)과 함께 신라 해군의 중요한 근거지이기도 했다. 이곳에서 발견된 원형(다각형)의 건물지 흔적은 당항성이 군사적·행정적 중심지 역할은 물론 당시 의례적인 기능을 했음을 추측하게 한다. 당항성이 신성하면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곳이었다는 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은 이곳에 성지와 건물지 흔적들만 남겨놓고 있다.
그 옛날 이 지역은 중국으로 가거나 중국에서 오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들 가운데 원효대사와 의상대사도 있었다. 잘 알려진 대로 원효대사는 당항성 묘지 속에 들어가 잠을 자다가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신 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낸다)라는 큰 이치를 깨달았다. 각성 후 원효는 중국행을 취소했고 의상만 당항성 앞바다를 건너 중국으로 갔다. 원효가 깨달음을 얻은 묘지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백제식 고분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실제 당항성 인근 백곡리에서 백제고분들이 많이 발견됐다.
이렇게 원효대사가 대오각성 했다는 장소라고 ‘삼국유사’에도 기록된 당항성은 우리나라 불교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따라서 화성시의 관광명소로 거듭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당항성 자체가 역사적으로나 군사·외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적일 뿐더러 성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다도해 풍경이 아름답다. 여기에 원효와 관련된 불교성지로 소문난다면 전국의 관광객과 불자, 국내외 원효 연구자들의 발길로 붐빌 것이다. 문제는 관광객을 위한 건축물(시설)만 만들어 놓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란 거다. 이에 걸맞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원효의 깨달음 체험 프로그램이나 관련 상품개발, 인근 관광지와의 연계, 농수산물 판매망 구축 등 할일이 많다. 특히 원효대사, 당성과 연관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 당성 주변 포구 재현, 원효대사 깨달음의 길(또는 사색의 길) 개척, 축제 등이 기획돼야 한다. 다행히 화성시가 지역 축제와 관광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당항성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란다. 문화재 복원과 홍보관, 편의시설, 탐방로 등을 개설하고 관광체험 장소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당항성은 분명 관광명소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