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관내 곳곳 아파트들이 일명 ‘땡 처리 분양’에 나서면서 처음부터 제 가격에 분양 받아 입주한 기존 계약자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최근 일산 신도시 거리에는 아파트 미분양을 이유로 3년전보다 무려 20~30% 떨어진 가격의 ‘땡 처리’를 알리는 할인 분양 현수막들이 여기저기 걸려있다.
반면, 기존 입주민 대부분은 분양 당시 지하철역, 백화점 등의 편의시설과 우수학군 등의 프리미엄이라는 분양업체의 설명에 쉽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으나 최근 아파트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들마다 할인과 더불어 자동차를 주는 특별 이벤트에 나서고 있어, ‘땡 처리’로 미분양을 해결하려는 분양업체와 기존 입주자들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 입주민들은 “근래 아파트상가내 부동산 중개업소 입구에 붙어 있는 광고판을 보면 내가 ‘봉’이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20~30% 할인도 모자라 요즘엔 자동차를 주거나 황금열쇠 50돈을 준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실제로 식사동 B아파트의 경우 기본 30% 할인에 추가 할인을 적용, ‘땡처리 분양’에 나서고 있으며, 같은 지역 J아파트는 분양가의 20%만 내고 3년간 직접 살아본 후 구매를 결정하는 ‘애프터리빙제’를 실시해 미분양 해소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은 몇 년 전까지는 수도권 1기 신도시로 분당과 함께 건설돼 ‘살기 좋은 동네’로 손꼽혀 아파트 값이 치솟았던 일산신도시가 현재는 6년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다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와 더불어 고가의 중대형 아파트가 몰려있는 환경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산 식사지구나 덕이지구는 지난 2007년 건설 당시부터 분양가가 신도시 수준에 맞춰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셈이다.
당시 3.3㎡당 1천4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를 책정한 결과가 미분양 사태를 만든 한 원인이면서도 주변에 들어선 김포한강신도시와 파주 운정지역의 아파트가 3.3㎡당 1천만원 아래로 공급됨과 동시에 고양 원흥 등에 저가 보금자리주택이 공급되며 일산의 수요가 분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부동산 관계자들은 “미분양 파격 할인행사는 부동산 장기침체와 과잉된 미분양 적체, 건설업체의 자금난 등이 겹치면서 생긴 문제로 물량공급이 많은 지역에서 특히 심각하다”며 “당장 할인에 혹해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는 만큼 본인의 자금사정과 대출상환능력, 입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