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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개성공단 파국 막기 끝까지 최선 다해야

지난 27일 개성공단에서 돌아오는 차량들의 모습은 눈물겨웠다. 마치 지붕까지 사람들이 빼곡한 피란민 열차 같았다. 반제품 하나라도 더 건져오려는 관계자들의 마음 그대로였다. 이로써 개성공단은 사실상 폐쇄 수순에 들어갔다. 오늘 잔류인원 50명마저 철수하면 개성공단은 최종 못질만 남겨두게 된다. 분단 50여년 만에 어렵사리 조성되고, 지난 10년 동안 어떤 악재에도 가동됐던 개성공단이 이렇게 문을 닫는다니 착잡하고 침통한 마음을 가누기 힘들다.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 있기는 하다. 정홍원 총리는 엊그제 국회에서 그래도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북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가진 문답에서 “개성공업지구가 완전히 폐쇄되는 책임은 전적으로 괴뢰패당이 지게 될 것”이라며 “개성공업지구마저 대결정책의 제물로 만들 심산이 아닌지 우리는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쪽은 여전히 폐쇄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려고 안달이다. 하지만 두 발언은 폐쇄라는 극단적 상황을 어떻게든 피하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개성공단은 이미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설령 재가동에 들어간다 해도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으로서 제 구실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폐쇄라는 최종 파국보다야 백 배 낫다. 완전히 문을 닫으면 다시 여는 일은 불가능하다. 127개 입주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공단의 재가동을 남과 북에 절박하게 호소하고 있다.

이제 와서도 책임공방이나 벌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북한이 현 상황의 발단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명백하지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서로가 서로의 말과 행동을 비난하면서 악순환이 증폭된 탓이다. 현 단계에서도 자존심이나 명분에 집착해 팃 포 탯(tit for tat)으로 맞서는 것은 치졸하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대범하고 의연해져야 한다. 좁은 시야에 갇히지 말고 개성공단이 한반도의 미래에 갖는 의의와 의미를 더 깊이 숙고할 때인 것이다. 남이든 북이든 진정으로 개성공단 폐쇄를 원치 않는 쪽에서 먼저 과감하고 실질적인 제안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정 총리의 말이 진심이라면, 우리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입장을 재정리해 주기 바란다. 서로의 언행을 포괄적으로 사과한 다음 개성공단과 남북경제협력에만 초점을 맞춘 대화를 시작하자고 촉구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 상황은 비관적이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이 완전한 파국만이라도 면하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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