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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 4 출신 첫 앨범 낸 유승우

“기타는 두 다리와 함께 몸에서 뗄 수 없어요”
조용필과 동명 타이틀 곡 ‘헬로’
간결한 악기와 셔플 리듬 더해져
새내기와 거장 음악 확연히 달라
“선생님 연륜이 녹아있는 곡과 제 곡은 감성 온도

 

“어떻게 그렇게 타자를 빨리 치세요. 와~ 신기해요.”

지난해 엠넷 ‘슈퍼스타K 4’에서 ‘톱 6’까지 오르며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유승우(16)는 생글생글 웃으며 기자가 노트북을 치는 모습에 먼저 관심을 보였다.

데뷔 앨범 ‘첫번째 소풍’을 발표한 그와 최근 을지로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다.

‘슈퍼스타K 4’ 출연 당시 놀라웠던 건 그가 기타를 잡은 지 불과 2년이란 점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가 기타를 치는 모습에 홀딱 반한 그는 부모를 졸라 값싼 연습용 기타를 구입해 독학했다. 기타를 잡자 가수가 되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다. 반면 부모의 반대는 거세졌고 학교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어느 날 그는 실력을 평가받고 싶은 생각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는 3차 예선에서 선보인 인디밴드 ‘불나방 스타 쏘세지클럽’의 ‘석봉아’로 단박에 ‘천재소년’으로 떠올랐다.

“3차 예선을 앞두고 친구가 듣고 있던 미묘한 느낌의 곡을 발견했어요. ‘석봉아’였죠. 사실 전 인디 음악을 찾아 듣진 않았어요. 발라드를 즐겨 불렀고 스티비 원더, 제이슨 므라즈, 브루노 마스 등의 대중적인 팝스타들과 포크부터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를 들었죠. 처음 접한 ‘석봉아’를 기타로 편곡해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첫 앨범의 타이틀곡 ‘헬로’는 올봄 센세이션을 일으킨 조용필의 19집 타이틀곡 ‘헬로’와 동명 곡이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와 45주년을 맞은 거장의 음악은 그 맛이 확연히 다르다.

유승우는 “조용필 선생님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에 초점을 맞췄고 난 ‘슈퍼스타K 4’ 때 보여준 어쿠스틱한 사운드의 장점을 살렸다”며 “선생님의 음악에선 도전이 느껴지지만 난 도전보다 내게 잘 맞는 옷을 입었을 뿐”이라고 영리하게 설명했다. 또 조용필의 연륜이 녹아있는 곡과 자신의 노래에선 감성의 온도 차도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앨범 수록곡들은 전반적으로 멜로디가 담백하고 기타 사운드가 중심이 돼 어쿠스틱한 장점이 살았다. 변성기를 거쳤지만 진성과 가성을 능숙하게 오가는 미성도 무척 풋풋하다.

해외 작곡가가 만든 ‘헬로’는 간결한 악기 구성에 셔플 리듬을 더해 힘을 뺐다. 선공개곡 ‘너와 나’도 리드미컬한 비트와 다채로운 기타 연주가 청량감을 준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 주목할 곡들은 ‘한심한 남자가 부르는 노래’와 ‘서툰 사랑’ 등 유승우의 자작곡들이다. 두 곡 모두 사랑과 이별이 주제다. 그는 아직 제대로 된 사랑을 하진 못했지만 고등학교 선배 등 짝사랑을 한 기억은 많다고 웃었다.

‘한심한 남자가 부르는 노래’는 레게 리듬에 힙합적인 느낌을 더했는데 브루노 마스의 ‘더 레이지 송’(The Lazy Song)과 같은 느낌도 있다.

반면 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서 만든 ‘서툰 사랑’은 슬픈 감정을 담아 가사를 쓴 후 코드를 맞춰간 발라드다.

‘슈퍼스타K 4’에 함께 출연한 홍대광이 탐을 낸 곡이라고 한다. 전문 작곡가의 솜씨 못지않아 향후 싱어송라이터로서 성장할 재목이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유승우는 나이답지 않게 포크 음악에 강점을 보이지만 롤 모델은 김건모다.

“세시봉 선생님들의 포크 음악도 좋아해요.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제 롤 모델은 김건모 선배님이었어요. 댄스, 발라드, 레게, 힙합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드문 가수잖아요. 저도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국민 가수가 되고 싶어요. 또 미국 그래미 시상식에도 서보고 싶고요”

이처럼 큰 꿈을 품게 해준 기타는 그에게 몸의 일부라고 한다.

그는 “내 음악의 뿌리는 기타”라며 “기타는 나의 튼튼한 두 다리와 함께 몸에서 뗄 수 없는 세번째 다리다. 유튜브 스타인 기타리스트 정성하 씨가 나와 동갑인데 정말 연주 실력이 대단하더라. 그 친구에게 배우고 싶다“고도 했다.

아직 주민등록증도 나오지 않은 앳된 소년이지만 그는 문득문득 나이답지 않은 생각들을 꺼냈다.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인 신중현 선생님의 음악은 아직 부를 엄두가 안 나요. 하지만 저도 언젠가는 연륜이 쌓이는 날이 오겠죠. 은퇴 공연은 한 60대부터 시작해서 80대까지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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