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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칼럼]좋은 성품이 최고의 스펙이다

 

스펙이란 본래 제품이나 모델의 상세 사양을 의미하는 ‘specification’의 줄임말이었으나 언젠가부터 ‘학창시절 동안 자신이 확보할 수 있는 외적 조건’을 총칭하는 개념이 되었다.

출신학교, 학점, 토익점수, 자격증, 인턴은 물론, ‘스펙의 꽃’이라 불리는 해외연수 등이 그것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학창시절은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만 잘 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학창시절에 반드시 갖추어야 할 외적 조건, 이런 것들이 있어야 당당하게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어떻든 스펙만 많으면 합격이라는 인식이 문화 저변에 확대되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스펙경쟁의 노예가 돼버렸다. 좀 더 좋은 스펙, 화려한 스펙을 위해 혈안인 부모와 어른들 때문에, 우리 아이들도 덩달아 무분별한 사교육과 과도한 스펙 쌓기 경쟁에 시달리고 있다.

얼마 전 신문에 방학이 싫다며 몸서리치는 아이들이 보도되었다. 방학이 되면 컴퓨터 자격증과 선행학습을 위한 학원뺑뺑이가 시작되고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캠프, 봉사활동, 어학점수를 높이기 위한 데일리플랜 때문에 오히려 개학이 더 반갑단다.

성품이란 사람의 총체적 표현

학창시절의 일거수일투족이 스펙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방학조차 불편한 학기의 연장이 돼버렸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한국학술교육정보원에 의뢰해 전국 초중고교생 3만1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가 성적 스트레스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특히 그 비율은 초등학생 28.8%, 중학생 40.9%, 고교생 48.6%로 갈수록 높아졌다. 입시를 위한 학업과 스펙경쟁이 과열됨으로써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셈이다.

그렇다면 치열한 스펙경쟁의 결과,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하버드 의대 심리학자인 스티브 버글래스(Steven Berglas)는, 아이들이 이러한 성공증후군에 시달리면 네 가지 증세 중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을 겪는다고 한다. 첫째, 매우 거만(Arrogance)해지거나, 둘째 외로움의 고통(painful feeling of Aloneness)에 시달리거나, 셋째 건강한 모험이 아닌 파괴적인 모험을 추구(destructive Adventure-Seeking)하고, 넷째 간음(Adultery)을 한다는 것이다. 스티브 버글래스는 결론적으로 “엄청난 성취감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탱할 기본적인 성품이 없다면 파멸로 향한다”고 강조했다.

성품이란, 한 사람의 생각, 감정, 행동의 총체적 표현(이영숙, 2005)이다. 우리 자녀들에게 계속적으로 성공을 강조하지만, 사실 그 성공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성품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아이들은 한순간에 고통스런 파멸로 치닫는다. 그래서 우리 자녀들이 학창시절에 쌓아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좋은 스펙은 바로 좋은 성품이다. 좋은 성품이란, 갈등과 위기 상황에서 더 좋은 생각, 더 좋은 감정, 더 좋은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영숙, 2010)이다. 세계의 3대 미래학자인 덴마크의 롤프 옌센(Rolf Jensen)은, “앞으로 세상은 인간 중심의 감동사회가 될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감동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말했다. 그 어떤 자격증보다 더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을 감동시키는 능력이란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에 감동하는가? 그 사람의 자격증에?

성품좋은 사람, 성공 지도자 지름길

아니다. 그 사람의 성품, 곧 위기상황에서 좋은 성품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태도와 문제해결능력을 보며 감동한다. 결국 성품 좋은 사람이 미래에는 성공하는 지도자가 되는 셈이다.

인생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건 좋은 성품이다. 좋은 성품이 가장 좋은 스펙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은 스펙으로 좋은 성품을 준비할 수 있도록 우리사회가 환경을 만들고 부모들이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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